
상반기 실손보험 위험손해율 131.7%
[더팩트│황원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대 20%까지 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일부 손보사들은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률이 담긴 안내서를 발송했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은 이번 주부터 예고문을 고지한다.
보험료 인상 대상은 다음 달 갱신을 앞둔 표준화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과 신(新)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 판매) 가입자들이다. 보험사들은 영업일 기준 보험료 인상 15일 전까지 고객들에게 인상 예정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각 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표준화 실손 가입자들은 최고 20%대 초반, 신실손 가입자들의 경우 최고 10%대 초반의 인상률이 예상된다.
최종 인상률은 금융 당국과 논의 과정을 거쳐 내년 초 결정된다. 보험료 인상은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나 금융당국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손보험의 경우 가입자 수가 약 3800만 명(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만큼 보험료 인상이 서민 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 손해율이 누적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사적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다만, 일부 가입자의 과다한 의료서비스 이용 등 구조적 한계점이 존재했다.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따르면 의료이용량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56.8%를 받으며, 무사고자를 포함 전체의 가입자의 93.2%는 평균 보험금(62만 원) 미만을 받는다.
이에 따른 보험사의 손해율도 급격히 상승했다. 보험연구원 조사 기준 지난해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의 비율)은 133.9%에 달했다. 가입자로부터 100만 원을 받았다면 133만9000원이 보험금으로 지급됐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31.7%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병원 이용량이 줄면서 지난해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전년 같은 기간(상반기)과 비교하면 2.6% 포인트 상승했다.
실손보험 적자는 2018년 1조2000억 원에서 2019년 2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3000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가 이어지자 실손보험을 취급하던 30개사 중 11개사가 판매를 중단했다.
금융당국도 실손보험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최근 보험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할증하는 4세대 실손보험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할인·할증은 기존 실손보험 상품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 지금과 같은 손해율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료를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이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의 제동으로 9%대 인상에 그친 바 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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