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흑자 '역대 3위' 기록…"불황형 흑자 그늘"
[더팩트|이민주 기자] 10월 경상수지가 116억6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로 큰 흑자 규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16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78억3000만 달러 대비 38억3000만 달러(48.9%) 신장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22억9000만 원) 이래 6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달 경상수지 흑자는 3년 1개월 만의 최대 흑자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역대 최대 흑자는 지난 2016년 6월(124억1000만 달러)다.
10월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낸 이유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이 기간 수입이 큰 폭으로 줄면서 '불황형 흑자'가 났다.
상품수지에서 수출은 469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증가했으나, 석유제품, 기계정밀기기, 철강제품 수출이 큰 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평균 수출은 4.8% 늘어난 22억4000만 달러다. 일평균 수출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수출 회복세가 기조적으로 꺾인 것은 아니라고 관측한다.
수입은 36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3% 급감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류 가격이 약세를 보이자 원자재 수입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관수입에서 자본재 수입은 14.1% 증가했고, 원자재는 20.1%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지난해 10월 17억2000만 달러에서 올해 10월 6억6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이는 해외여행이 줄어들면서 여행지급액이 감소하고, 그에 맞춰 여행수지 적자가 4억7000만 달러로 개선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운송수지는 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400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4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 업계는 기관 투자가를 중심으로 증권투자 배당, 이자 수입이 증가한 영향 등으로 분석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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