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구독 서비스 확대·신제품 개발 주력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롯데제과가 국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에 빠진 해외 실적의 공백을 내수 시장에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인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모두 올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의 경우 경쟁사인 오리온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도드라진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롯데제과는 올 상반기 매출액 9987억 원을 기록해 1조 원에 못 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영업이익은 438억 원으로 3.2% 증가에 그쳤다. 오리온이 상반기 매출액 1조549억 원, 영업이익 183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43.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인 셈이다.
특히 오리온, 농심 등은 폭발적인 해외실적을 기록했는데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해외 자회사 매출은 2600억 원, 순이익은 6억2000만 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쳤다.
롯데제과의 해외사업은 현지 제과업체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진행 중인데 자사 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오리온과 달리 현지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인도, 카자흐스탄 등 현지 자회사 생산공장이 셧다운 되면서 제품 생산이 불가능해져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올해 3분기 파키스탄, 러시아 등 해외 법인에서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내년 해외 실적제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식품 계열사 안팎의 위기감은 이번 롯데그룹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롯데그룹 인사에서 이영호 사장은 식품BU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롯데제과 대표직도 내려놓게 됐다. 이로써 롯데제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영호 사장, 민명기 부사장 3인 체제에서 2인 체제로 전환된다.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인 만큼 상징적인 위치에 있는 계열사다. 이번 인사에서 이영호 사장이 사임하고 이영구 사장이 식품BU장을 맡게 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위기에 빠진 식품 계열사의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풀이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먼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한 데 이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내수 실적 반등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시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
롯데제과는 지난 6월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10.5% 올렸으며, 8월에는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또한 롯데제과는 온라인 채널 확대를 위해 지난 6월 제과업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를 론칭했는데 1차 200명, 2차 500명, 3차 1000명으로 인원수를 확대할 정도로 흥행하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제품 개발도 진행형이다. 올해 출시한 '크런키 빼빼로'가 4개월 만에 1000만 개 판매량을 돌파하고 '에어 베이크드'가 3개월 만에 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에 롯데제과는 올 3분기 매출액 5559억 원, 영업이익 47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 23.82% 증가한 수치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국내 사업은 구독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크런키 빼빼로' 같은 '대박 제품'이 나오면 시장 여건이 어려워도 잘 헤쳐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 사업 관련해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어 해외 사업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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