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 격상…호텔업계 식음장 영업 중단
[더팩트|한예주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연말 대목을 기대하던 호텔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많은 12월은 호캉스, 연회수요 증가로 호텔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이마저도 힘들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 고객들의 예약 취소까지 잇따라 지난 여름의 악몽이 재현될까 노심초사하는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다. 이에 따른 8대 소비쿠폰 발급도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코로나 2차 유행으로 중단했던 8대 소비쿠폰 지급을 지난 10월 22일부터 재개했다. 8대 소비쿠폰은 1618만 명을 대상으로 외식, 관광 숙박 등의 소비시 할인혜택을 제공해 소비를 늘리려는 정부의 소비 진작책이다.
호텔 등 숙박업계는 줄취소 사태가 벌어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연말은 호텔업계의 성수기로, 호텔들은 뷔페 메뉴 구성을 바꾸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인테리어도 연말 분위기로 바꾸는 등 연말 장사를 준비한다. 이 기간 호텔들이 이용요금을 최대 40% 이상 올리면서 매년 바가지 요금 논란이 불거지지만, 예약은 11월부터 가득 차게 돼 이 기간 예약 전화 역시 연결이 어려울 정도다. 연말 투숙률은 90% 이상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업계 내부에선 호텔의 '꽃'인 뷔페 영업 재개를 시작으로 객실 패키지, 연회장·예식장 예약 등 호텔사업 전반이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적자 만회를 위해 겨울 콘텐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통상 야외 수영장이 있는 특급호텔의 경우 겨울철 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 등으로 변신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객이 어려워지자 그 공간을 활용해 포토존으로 탈바꿈 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 마련을 수립해왔다.
식음장 역시 코로나 여파로 뷔페 식당의 테이블 수를 30% 가량 줄이긴 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의 경우 이달 주말 뷔페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롯데호텔과 신세계조선호텔, 신라호텔 뷔페의 경우 연말 시즌 예약도 100%를 달성했다.
그러나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뷔페는 2단계로 격상되면 영업을 중단해야 해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예식장, 연회장 예약률이 높아지는 연말·신년의 특성상 제약이 강화되면 호텔의 매출 타격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어려웠던 식음 영업이 재개하는 시점에서 다시 운영이 어려워지면 연말 호캉스 등 객실 영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연말 장사와 함께 사실상 올해 장사는 망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호텔들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 급감으로 면세 부문 타격은 물론 내국인 숙박 수요가 줄어드는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면세점 수요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속 2단계 격상으로 호텔 연말 대목마저 놓치면 최악의 경영 위기마저 우려된다.
실제 호텔롯데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46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조814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7.8% 줄었다. 호텔신라 역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9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매출은 8795억 원으로 40.4% 급감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올해 3분기 146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은 393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고급 레스토랑과 뷔페 등 식음 장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면서 "거리두기 격상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당장 내놓을 대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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