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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아마존-11번가 연대, 이커머스 업계 '게임 체인저' 될까?

  • 경제 | 2020-11-18 15:00
11번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11번가 제공, 뉴시스
11번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11번가 제공, 뉴시스

업계 "맞닿은 이해관계…관건은 '협업 방식'"

[더팩트|이민주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협력에 나서는 11번가가 이커머스 업계 경쟁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SK텔레콤(SKT)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아마존 판매 상품을 11번가 물류센터에서 관리·배송하는 형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방식이라면 해외 직접구매(직구)의 단점인 긴 배송시간, 관세, 교환·환불 등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11번가 셀러의 아마존 내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며 국내 셀러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11번가에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 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양사 협력의 범위가 커머스 영역을 넘어 정보통신분야(ICT) 분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아마존-11번가, 손 맞잡은 배경은?

11번가와 아마존이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각자의 니즈가 잘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0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130억 원, 2022년 180조 원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 원이며, 국내 시장 순위는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은 5위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네이버쇼핑(12%), 쿠팡(10%), 이베이코리아(10%)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1번가 점유율은 6%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11번가는 아마존과 협력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아마존 역시시장 상황을 잘 아는 파트너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최근 '초협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전날(17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토론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최근 '초협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전날(17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토론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11번가는 '직구 수요'를 자사로 끌어와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하락세인 매출도 끌어올린다는 셈법이다.

11번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한 1293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이다. 2분기 매출액은 1% 감소한 1283억 원이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375억 원, 영업이익은 14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분기 매출액(1425억 원)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아마존은 11번가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 고정고객을 보유한 11번가를 통해 우회 진출함으로써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협업 방식이 관건…"아마존 '국내 진출 돕기' 그쳐선 안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의 해외 직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신장한 2조8519억 원이다.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3조6355원이다. 올해 해외 직접 구매액은 올해 4조 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국내 직구 시장 규모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양사 협력이 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한 관계자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도 한국 시장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다. 아마존도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며 "아마존은 한국 진출, 11번가는 상장을 목표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어떻게 정해질 지를 두고 봐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이나 서비스 등이 관건이 될 것이다. 단순히 직구 플랫폼이 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이미 다른 이커머스에서도 직구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 역시 "커머스 관련 협력을 토대로 ICT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크다"라며 "아마존의 물류력 지원에 힘입어 11번가가 국내 직구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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