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금융위 본인가 통과 후 연내 출범 예정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12년 만에 설립되는 증권사 '토스 증권'이 증권업계에 발을 디디게 될 전망이다. '테크핀(IT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기반한 새로운 증권사의 업계 진입이 전통 증권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산하 토스준비법인(토스증권)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중개업 최종인가를 받았다. 토스증권이 증권업을 시작할 수 있는 모든 채비를 마친 것이다. 토스증권은 이르면 이달 중 출범식과 함께 '토스증권'의 이름을 공표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11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증권업 진출 본인가를 확정받았다. 앞서 본인가보다 심사가 까다로운 예비인가 단계를 통과한 만큼 지난 금융위 심의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5월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후 최종심사 통과까지 1년 6개월이 걸렸다.
토스증권은 '비대면' 증권사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업무틀을 지닌 기존 증권사들과 차별점을 가진다. 계좌 개설부터 거래까지 모바일을 통해 진행하는 등 지점이 없는 '비대면 운영'에 나선다.
고객층은 기존 증권사와 다르게 '주린이(주식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를 타깃으로 삼았다. 상대적으로 증권서비스 사용경험이 적은 20~30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초보 투자자들도 주식투자를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저경험(UX)을 혁신 설계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토스는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을 별도로 준비 중이다. 토스증권의 MTS에는 '매수'라는 단어 대신 '삽니다', '매도' 대신 '팝니다'가 등장하는 등 주식거래가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평이하게 구성했다.
토스 관계자는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증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기존 증권사와) 수수료 경쟁보다는 수수료를 낼 값어치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이 내놓을 MTS가 시장의 기대를 맞출 만큼 편의성과 혁신성을 지닌다면 주효한 고객 유인 수단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토스 전체 회원 1800만명 가량 중 60%가 2030세대다. 한 달간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 수(MAU·월간활성화사용자)를 보더라도 1000만명의 실질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증권사 입장에서는 비교적 젊은 층이면서 주식거래를 시작하는 '유입 고객'이 겹치므로 브로커리지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이후 20~30대 층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국내 대다수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3분기 매출을 올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테일 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증권사는 MTS 품질 향상, 핀테크 제휴 강화 등으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토스증권 진입이 전통 증권사에 미칠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토스는 새롭게 주식을 시작하는 2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지만, 기존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의 고객이 40~50대이기 때문이다. 고액을 투자하는 '큰 손님' 역시 고령층에 포진해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기존 증권사들이 서비스 신뢰도를 축적해온 만큼 신생 업체로 이탈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금을 거래하는 투자자의 경우 거액을 옮겨야 하는 등 절차상 기존 주식매매 플랫폼을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사업확장을 위한 자금력만 따져볼 경우에도 기존 증권사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토스증권의 자기자본은 현재 3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토스증권이 업계에서 공격적 행보로 몸집을 키우려면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증자를 받아야할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정 연구원은 "토스증권이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중심의 온라인 증권사라고 할지라도 지속가능한 영업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시장 안착을 위해 충분한 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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