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비슷" or "기준 모호해"
[더팩트|문수연 기자] 정부가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치고 지난 13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다.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서울 시내 음식점과 커피숍, 다중 이용시설 곳곳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려 착용하는 '턱스크'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점주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바빠졌다. 일부 식당에서는 "점주와 고객 모두 방역에 더 신경쓰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어디까지가 단속 대상인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이어졌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후 첫 주말인 14~15일 서울 일대의 일반음식점을 찾았다. 카페, 유흥주점과 달리 머무는 시간의 대부분 식사가 이뤄지는 만큼 대부분의 음식점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다만,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단속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흥주점과 일반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지 않은 경우에도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받을 수 있다.·
단속반의 지적을 받고 곧바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으면 이를 어길 경우 10만 원을 내야 한다. 또한 시설 관리자는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음식점의 경우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음식 섭취 후, 계산할 때, 퇴장할 때 등 음식을 먹는 경우를 제외하고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지침과 달리 음식 주문 이후 밑반찬과 물 등이 세팅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밑으로 내려 쓰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음식이 나온 후에도 마찬가지다. 중간중간 식사가 멈출 때도 있었지만, 식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다수 고객이 마스크를 재착용하지 않았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정의 경우 30여 명 가운데 식사가 잠시 멈출 때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등 지침에 따라 행동한 고객은 단 6명에 불과했다.
특히,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고깃집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주류 판매량이 많은 음식점 점주들은 한 목소리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긴 시간 대화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인 데다, 음주한 손님들에게 번번이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고기를 구워주기 위해서는 테이블에 여러 번 찾아가야 하는데 마스크를 벗고 대화 중인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 안내를 해야 하니 번거로웠고, 여러 번 요청해도 마스크 착용을 잊는 손님이 꽤 많아 난감했다"라고 말했다.
한 감자탕집 점주는 "메뉴 특성상 술을 마시는 손님이 많다. 마스크를 벗고 장시간 대화하는 손님이 많은 데다 안내를 해도 마스크 착용을 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어느 정도의 시간까지 음식 섭취가 없을 때 마스크 착용 안내를 해야 할 지도 모호하다. 마스크 미착용 시 점주들이 내야 하는 과태료가 커 주의하고 있지만 통제가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술에 취한 손님들 중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면 욕설을 하거나 소리를 지른 경우도 있다"라며 "업종 특성에 따른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식당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식당 점주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되면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벌금이 300만 원까지 나올 수 있다고 해서 걱정했다"라면서 "하지만 식사를 할 때는 예외인 데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나가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일부 손님들이 알아서 마스크 착용에 더 주의하면서 혹시모를 외부 감염에 대한 걱정이 더 줄었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식당 점주는 "그동안 대부분의 손님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 하고 가게에 들어왔지만, 주물할 때나 계산할 때 마스크를 안 하는 분들이 꽤 많아 불안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되면서 이런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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