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KB금융 이어 사외이사 교체시기 가장 빨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권 노동조합이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 중이지만, 이사회 등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KB금융 노동조합이 추진 중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기업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2명의 선임 안건을 다룬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이 중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을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사회는 "제안 주주는 ESG 강화를 위해 환경 및 지배구조 전문가를 시급히 이사로 추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KB금융은 올해 3월 이미 ESG위원회를 지배구조 전문가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식견을 겸비한 이사 전원으로 구성했다. 현재 이사회 규모와 구조는 수년간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으로 형성된 것이다. 기존 이사 퇴임 등 불가피한 사유 없이 임시주총에서 주주제안 후보들이 추가로 선임되면 이사회 운영에 혼란도 예상된다"라며 우리사주조합이 제안한 주주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29일 이사회 사무국을 찾아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사외이사 등의 최종 선임 여부는 20일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정될 예정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3주 동안 장중 매입을 통해 161만6118주를 추가 확보하며 지분율을 1.34%에서 1.73%까지 끌어올렸지만,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IBK기업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사외이사 교체 시기가 가장 빠른 데다 기업은행 노사 분위기도 현재까지는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총 4명이다. 이중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는 각각 내년 2월과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 노사는 지난 1월 노사공동선언문을 내며 "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 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임명된 점도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이 제청해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주총을 거쳐 결정되는 민간 은행에 비해 정부 의지에 따라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추진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며 "다만, KB금융의 경우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되려면 주총에서 표 대결에 승리해야 하는데, 승산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의 경우 노사 합의가 이뤄졌던 만큼 긍정적인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내년 초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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