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률은 긍정적이나 업계 특성은 우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에프앤비(교촌F&B)가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가운데 '따상'(공모가 두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을 뜻하는 은어)에는 실패했지만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향후 투자자들의 투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가 공모가 1만2300원의 약 2배인 2만38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거래를 시작한 뒤 주가는 시초가 대비 14.68%까지 내렸다가 23.69% 오른 2만9500원까지 도달하는 등 크게 요동쳤다.
수급을 살펴보면 장 출발 후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지 못한 까닭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매수세가 따라붙으며 오전 중 3만 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11시 23분기준 교촌은 시초가 대비 27.04% 상승한 3만300원까지 주가가 올라왔다. 같은시각 거래량은 1943만 주, 거래대금은 5308억 원까지 늘어났다.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을 뜻하는 은어)에 실패한 점은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는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다.
교촌은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99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4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선 1318.3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코스피시장 역대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시장은 투자자들의 투심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교촌이 가지고 있는 시장지배력 등에 힘입어 매수세가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에서 성장성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쳤기에 앞서 나타난 열기가 시장에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교촌은 국내 치킨 브랜드 중 매출액 기준 국내 1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타사와의 거리를 넓혔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평균 성장률은 약 7%인데, 교촌의 5년 평균 성장률은 10%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높은 점당 매출과 낮은 폐점률은 교촌치킨의 브랜드력을 증명한다"며 "지난 3년 동안 매출액은 연평균 9% 성장했고,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의 특성상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에도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교촌의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 역시 수급면에서 나쁘지 않다. 통상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을 수록 주가 상승엔 유리하게 작용한다. 교촌의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2498만2540주)의 18.51%(466만3539주)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앞서 공모주 흥행을 한 SK바이오팜(1022만주), 카카오게임즈(1659만주), 빅히트(1005만주)와 비교해도 상장 초반 매도 가능 주식수가 낮다.
반면 공모주시장에 생겨난 회의론은 매수를 통한 주가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최근 공모 흥행기업들의 주가하락 사례에 의해 상장 후가 기대되는 기업들에 대한 주가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다.
이에 더해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을 내건 비중이 3.9%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이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가지고 있겠다는 약속이다. 교촌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SK바이오팜(81.15%), 카카오게임즈(58.59%), 빅히트엔터테인먼트(43.8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기관의 의무보유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어 투자자들은 이러한 요소를 예의주시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지는 외부환경에 민감한 특성, 기업 이미지에 따라 실적이 급변할 수 있는 점도 불안 요소로 내세운다. 기업 이미지 등에 따라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교촌 역시 갑질 동영상 유포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곤혹을 치른 바 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교촌의 IPO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가 넘지 못했던 큰 산을 넘은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기나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외식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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