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리스크 관리 등으로 금리 인하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저축은행들이 하루만 돈을 넣어놔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쳐주던 '파킹통장'의 혜택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연 2%대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은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파킹통장'이란 차를 잠시 세워놓는 파킹(Parking)처럼 주차하듯 목돈을 은행에 단기로 자금을 맡겨두는 용도로 사용하는 통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의 수시 입출금통장 금리는 연 0.1% 수준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은 연 2%에 가까운 금리를 제시하면서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저금리 기조에 따라 금융사들의 금리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모바일뱅크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해 온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내렸다. 지난 7월 금리를 연 1.7%에서 1.5%로 낮춘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인기 파킹통장인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의 금리도 1.5%로 조정됐다. 지난 7월 1.6%로 하향된 뒤 재차 인하된 것이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최근 파킹통장 '뱅뱅뱅 보통예금'의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내렸다.
업계는 저축은행들이 계속해서 높은 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보다 예금이 많아지면 이자로 지급될 비용이 늘어 역마진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출을 늘리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필요 이상의 돈이 예금으로 고여있으면 예대마진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금이 몰려도 대출이 증가하지 않으면 운용상 어려움이 생기는 구조인데 현재는 당국의 예대율 규정에 따르면서 리스크 관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들어 저축은행에 몰린 예·적금 잔액은 71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71조7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선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자금 조달 루트가 다양하지 않아 내부유동성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그러다 보니 그동안 높은 금리로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파킹통장'의 홍보를 자제하고 노출을 줄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에 나선 은행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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