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1200억 원, 신보 300억 원, 기안기금 400억 원 최종 조율 중
[더팩트|한예주 기자] 제주항공이 국책은행과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으로부터 약 1900억 원을 지원받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 등은 제주항공에 대한 정책금융 제공 방안을 놓고 막판 의견을 조율 중이다. 제주항공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약 1200억 원을, 신용보증기금이 약 300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동안 채권단은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제주항공에 필요한 자금이 1700억~2000억 원인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기 리스비, 인건비, 정비료 등 운영자금으로 필요한 금액에 해당한다.
산은과 수은이 제공할 1200억 원은 두 은행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저비용항공사(LCC) 지원 용도로 확보해 둔 자금을 활용한다.
신보는 P-CBO(유동화회사보증)로 300억 원을 지원한다. P-CBO는 개별 기업이 회사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직접 금융시장에서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가 기안기금 지원에 앞서 정책금융 지원에 나서려는 건 기안기금의 고금리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신청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기안기금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기안기금 금리는 조달금리에 기업별 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에서 책정된다. 업계에선 신용등급 BBB인 제주항공의 기안기금 대출금리는 연 6% 중반대가 될 것으로 본다. 앞서 신용등급 BBB-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 7%대의 대출금리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기안기금의 취지가 무색하단 지적이 나왔다.
이에 산은, 수은, 신보 등 정책금융기관이 먼저 제주항공에 운영자금을 지원해주고 나머지 부족분을 기안기금에서 채우는 방식으로 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으로 제주항공은 당장 자금난에 숨통이 틔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자금 1506억 원을 확보했지만 매달 300억~400억 원 상당의 운영자금 감당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제주항공에 앞서 기안기금의 지원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외부 컨설팅이 진행 중이다. 채권단은 최근 회계법인 EY한영과 베인앤드컴퍼니를 컨설팅 자문사로 선정하고 구조조정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컨설팅 작업을 통해 자산 매각 및 노선 정리, 조직 개편 방안 등이 논의된다.
이미 채권단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국제 노선사업을 따로 분리해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대신 단거리 및 역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국내 1등 저비용항공사(LCC)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구조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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