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례 마지막 날
[더팩트ㅣ서초사옥=이성락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례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삼성그룹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서울 강남 서초사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의 조기가 걸렸다. 지난 25일부터 애도 물결이 일었던 장례식장에서는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과 발인이 엄수됐다.
이건희 회장의 장례 마지막 절차에 들어간 이날 오전 삼성 서초사옥 인근은 여느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바쁘게 이동하는 회사원들만 눈에 들어올 뿐 이건희 회장을 애도하는 현수막 등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삼성은 건물 앞 깃발을 조기 형태로 내걸며 슬픔을 나눴다.
당초 이건희 회장의 시신을 안치한 운구차가 서초사옥을 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1년 2월 서초사옥 42층 집무실에 처음 출근한 뒤 이곳에서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왔던 데다 2017년 2월까지 매주 수요일 삼성 사장단회의가 열렸던 상징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운구차는 서초사옥이 아닌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 등을 거쳐 화성 사업장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례식장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이건희 회장과의 추억, 추모 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지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그는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필규 회장은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 등을 소개했다. 또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이건희 회장이 도쿄 유학 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했고 이건희 회장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재용 부회장의 고교 은사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김필규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저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며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뤘듯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한화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재계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발인이 진행됐다. 이후 유족을 태운 버스와 삼성 고위 임원, 영결식에 참석한 원불교 관계자 등을 태운 버스 두 대는 운구차와 함께 오전 8시 30분쯤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생전 이건희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장소를 거쳐 장지인 수원 가족 선영으로 향하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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