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20여명 임기 끝나
[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업황 부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같은 새로운 경영환경에 부딪힌 가운데 연임보다는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보험사 CEO에 한차례 인사 태풍이 불어닥친 만큼 하반기에도 물갈이가 단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허정수 KB생명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김상택 SGI서울보증 대표 등 6개사의 CEO들이 올 연말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도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외국계 보험사를 포함해 12명에 이르는 보험사 CEO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감정남 DB손해보험 대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 질 프로마조 AXA손해보험 대표, 뤄젠중 동양생명 대표,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 등이다.
앞서 보험업계에서는 한차례 물갈이가 이뤄졌다.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홍봉성 라이나 생명 사장은 지난달 14일 임기 만료 후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태운 DB손해보험 사장, 브누아 매슬레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대표, 커디스 장 푸르덴셜생명 대표도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올해 초에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이 용퇴했다. 지난해 말에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물러난 바 있다. 보험사 실적부진에 따른 책임론 뿐 아니라 비대면 디지털화 등 새로운 변화를 직면하고 있는만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퍼져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올해 연말 임기를 앞둔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등 지주회사 계열 보험사 CEO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신한금융그룹 통합 보험사 수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생명과 신한생명을 내년 7월 합병한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완전한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단일 대표 체제에 힘이 실렸으나, 두 사람이 연임에 성공, 각자 대표로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두 사람은 조 회장이 참석하는 통합 보험사 출범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정문국 사장은 2017년 취임해 4년째 오렌지라이프를 이끌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 넘게 보험사 CEO로 활동한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해 초 한차례 신한생명 사장으로 조 회장의 지목을 받은 바 있다. 성대규 사장은 1989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뒤 22년간 보험 업무를 수행해 왔다. 관료 출신임에도 혁신적인 성향으로 사업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허정수 KB생명 사장은 전망이 엇갈린다. 통상 KB금융 계열사는 CEO는 임기를 마친 뒤 연임(2+1)하는 관례가 있는데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는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3연임에 성공했다. 차기 은행장으로 거론될 만큼 그룹 내 입지가 탄탄해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이 뜨겁다.
허정수 사장은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2018년 취임해 2+1 임기를 채운 데다 아쉬운 성적표도 악재다. KB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1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5% 감소한 수치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은 3연임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연이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경영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 2018년 순손실 1141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01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404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3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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