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사 표본 아파트 올해 9400가구→내년 1만3720가구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감정원이 내년도 주간조사 표본을 50%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표본 확대를 두고 국민들은 조사의 신뢰도가 높아지기는커녕 세금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감정원은 내년 주택가격 동향조사 표본을 확대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22.9%(15억4200만원)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은 올해 67억2600만 원에서 내년 82억6800만 원으로 올라간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큰 폭의 증액이 이뤄지는 것이다.
예산 증액을 통해 감정원은 주간조사 표본 아파트를 올해 9400가구에서 내년 1만3720가구로 46.0%(4320가구) 늘린다. 주간조사 표본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7004가구 규모였다. 2018년에 5.7%(396가구)를 더해 7400가구 됐고, 작년에는 8.2%(608가구) 증가한 8008가구, 올해는 17.4%(1392가구) 더 늘려 9400가구가 된 상태다.
주택가격 동향조사는 당초 KB국민은행이 수행해오다가 2013년부터 감정원으로 이관된 사업이다. 당시 국민은행의 호가 위주 조사 방식이 시장을 왜곡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조사 수행기관을 감정원으로 넘겼다.
하지만 이후 감정원이 발표하는 아파트값 상승률 등 통계는 민간이 조사한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조사에 사용하는 표본 수부터 민간 조사에 비해 지나치게 적었다. KB국민은행의 표본은 3만4000여 가구로 감정원보다 3.6배 많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도 감정원 통계가 급등한 집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부가 효과적인 부동산 정책을 펴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지속해 불거졌다.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정부의 집값 통계의 신뢰도를 두고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가 없자 감정원은 조사의 표본을 늘려 신뢰도를 높이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하지만 조사 표본 확대가 신뢰도를 담보한다고 여기는 시각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국민들은 표본 조사 확대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감정원의 통계 산정 방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표본 확대는 현실화에 이르지 못 한다", "은행 대출도 KB시세를 반영하는데 왜 말도 안 되는 감정원 조사를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표본을 올려도 결국 정부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가격은 책정될 것"이라는 등 불신에 사로잡힌 댓글이 즐비하다.
일각에서는 표본 확대가 증세로 가는 전 단계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 "정부는 표본 확대를 통해 정확성을 높였다고 말한 뒤 공시지가를 올리고 재산세를 때리는 수순을 밟을 것", "말이 좋아 표본 확대지 사실상 증세정책 아닌가. 또 부동산 세금 올리려고 작전 짜는 것", "표본 좀 늘린다고 예산 증액하는 건 통계 잘 조작해줬다고 성과금 주는 느낌이다"라는 등의 비난이 봇물 터지듯 한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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