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그룹 대비 후발주자로 향후 공격적 투자 가능성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체질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롯데그룹이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면서 그룹 핵심 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향후 배터리 사업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사과 경쟁그룹이 모두 배터리 관련 사업에 두각을 내고 있기 때문에 단순 시설투자나 업무협약이 아닌 인수합병 등 제도권을 쫒기 위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롯데케미칼의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작회사에 29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이 합작 펀드는 두산솔루스의 지분 53%를 6986억 원에 인수한 곳으로 롯데정밀화학의 출자금에 비춰봤을 때 롯데는 두산솔루스의 지분 약 22%를 갖게됐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전지박 부문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덩달아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또한 롯데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이 지난달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활용되는 알루미늄박 신공장 증설에 나선 것도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통해 기초화학제품 외 스페셜티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화학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의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롯데알미늄은 지난달 경기도 안산 반월산업단지 소재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에서 배터리용 알루미늄박 생산라인 증설 준공식을 열었다. 롯데알미늄은 올해 4월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내 알루미늄박 공장 건설을 포함해 2021년까지 연간 3만톤 규모의 알루미늄박을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자체적인 배터리 관련 사업 투자 행보도 눈길을 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일본의 배터리 양극재·음극재 회사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신뒤 지난 5월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한 일본 쇼와덴코의 지분 4.69%를 약 1700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당시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인수합병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려는 의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석유화학업종 경쟁사인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신사업 부문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 사업의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기 때문에 단순한 시설투자나 지분투자를 넘어 인수합병까지 포함하는 공격적 투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그간 정통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년 간 말레이시아 LC타이탄,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 등 신증설하고 삼성SDI로부터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등 석유화학 기업들을 인수해 기초화학부문에 경쟁력을 키워 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배터리 사업 투자 행보는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 수준의 작은 규모의 투자가 아닌 체질개선을 공표한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담긴 그룹 차원의 투자로 파악된다"며 "롯데케미칼도 과거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의 후발주자로 배터리 사업에 진출했을 때 화학 계열사 SKC가 배터리 동박을 생산하는 KCFT를 인수한 뒤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한 전력이 있는 만큼, 풍부한 자금을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로 화학 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를 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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