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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 못 찾으면 사유서 써라" 티몬, 흑자 비결 MD 쥐어짜기?

  • 경제 | 2020-09-24 13:00
티몬이 특가 상품을 찾아오지 못한 MD에 사유서를 제출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팩트 DB
티몬이 특가 상품을 찾아오지 못한 MD에 사유서를 제출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팩트 DB

"1000자 이상, 대표 참조로" 메일 논란…티몬 "조직적 행위 아냐" 해명

[더팩트|이민주 기자] 올해 흑자를 목표로 삼은 티몬이 상품기획자(MD)들에 매일 사유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4일 제보에 따르면 일부 티몬 MD는 최근 부서 내 팀장으로부터 특가 상품 오픈을 종용하는 메일을 받았다.

MD는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전반을 관리하며 가격, 마케팅 등을 도와주는 직군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나 타 오픈마켓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있으면 자사 입점을 유도하는 등의 일을 한다. 이외에도 기획전, 특가, 할인 이벤트를 기획한다.

해당 메일에는 특가 상품을 찾아오지 못하는 MD는 티몬 대표에 사유서를 써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유서는 20줄, 1000자 이상으로 오픈하지 못한 이유, 진행 상황을 표기해야 한다.

티몬은 앞서 지난 7월부터 MD들의 실적을 월별로 평가하는 '월단위 평가'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전 직원에 월별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맞춰 업무를 수행했는지 매달 평가하는 방식이다. MD가 포함된 영업부서의 경우 성과급 등을 월간 평가에 연동하기도 했다. 티몬은 이전까지 MD를 포함한 전 직군에 대한 평가를 연 단위로 진행했다.

티몬 측의 이 같은 방침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회사 측의 내부 압박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님 참조로 메일을 보내라고 하는 것은 대표가 내용을 직접보고 판단하겠다는 얘기로 사실상 인사고과에 (메일 내용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업체별로 영업직인 MD에 대한 실적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 단위로 대표에 메일 발송을 강요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티몬이 연간 흑자 전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MD를 지워짜는 등 내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자 제공
업계는 티몬이 연간 흑자 전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MD를 지워짜는 등 내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자 제공

티몬의 무리한 '연간 흑자 전환' 목표가 'MD 쥐어짜기'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1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티몬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 지난 3월에는 월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티몬은 3월 엉업이익이 1억6000만 원으로 창립 10년 만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첫 월간 흑자에도 갈길은 멀다. 티몬 지난해 매출은 1751억 원, 영업손실은 753억 원이며, 지난 3월 첫 흑자를 기록한 후 따로 월, 분기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진원 대표가 새로 온 뒤로 티몬 내부 압박이 심해졌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아무래도 특가, 타임커머스에 특화된 기업 이미지를 가져가게 되면서 이런 조치가 내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유서 메일'과 관련해 티몬 측은 일부 팀장이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티몬 관계자는 "논란 직후 사실을 확인했으며, 해당 팀에 (조치를) 전달했다. 실제 메일을 보낸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조직적으로 벌어진 일은 아니다. 조직장별로 성향이 다르다보니, 한 개인의 판단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월 단위 평가의 경우 이전부터 계속해서 평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다 이번에 가장 좋은 형태로 바꾼 것 뿐"이라며 "MD 등 영업직 뿐 아니라 비영업직군도 모두 월 단위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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