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주명부폐쇄 미공시…"하반기 재무 구조 안정 주력"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중간배당을 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20여 년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기조를 지켜온 에쓰오일이 '배당 포기' 또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상반기 주주명부폐쇄를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 2000년부터 매년 6월 말 주주명부폐쇄 공시를 내며 8월 내 배당을 이어왔으나 공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중간배당을 포기했다.
다만 주주들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눈치가 나온다. 에쓰오일은 2016년 60%, 2017년 5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불려 왔기 때문이다. 최근 2년 간 배당성향이 30%대로 떨어지긴 했으나 이마저도 높은 수준으로 비쳐졌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올해 1분기 1조 원이 넘는 창사 이래 최악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의미 있는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의 배당성향을 지키는 것보다 수익성 개선에 올해 경영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에쓰오일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모두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부진으로 정제마진이 부진한데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겹쳐 총 4조4000억 원에 달하는 무더기 적자를 기록한 것도 배당 기조를 지키기 어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에쓰오일을 포함한 정유사들은 모두 2분기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통한 실적을 개선할 의지를 보였으나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 폭을 줄이는데 그쳤다. 하반기 전망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지속된 물동량 감소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의 올해 기말배당을 실시하더라도 배당성향이 2017년 50% 수준은 고사하고 지난해 30%대로도 올라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고 있다.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을 때에도 기말배당은 중간배당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진행됐으며 최근 기말배당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에쓰오일은 2017년 보통주 1주당 4700원의 기말배당을 집행했으나 2018년 기말배당은 전년 대비 97% 감소한 150원 집행에 불과했다. 2019년 중간배당과 기말배당 또한 보통주 1주당 100원에 그치고 있다. 또 지난해에 30%대의 배당성향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영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변경될 수 있다고 첨부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내면서 연간 기준 흑자전환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기말배당이 지난해 수준인 보통주 1주당 100원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업황 부진으로 인한 상반기 실적 악화 기조에도 정유 및 석유화학부문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30%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는 윤활유 부문의 성과 등을 통해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업황 부진에도 기존 국제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등 재무 구조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잔사유고도화설비와 올레핀다운스트림(RUC·ODC)을 통한 설비 고도화와 사업 다각화, 재무 안정성을 고려한 배당, 비용 및 투자비 지출 최소화 등 신중한 재무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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