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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출격 앞둔 'KB페이'…네이버·카카오 대적할까

  • 경제 | 2020-09-19 00:00
KB국민카드는 다음 달 15일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KB국민카드는 다음 달 15일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간편결제 외에 송금·환전서비스 등 제공…경쟁사 고객도 유입

[더팩트│황원영 기자] KB국민카드를 주축으로 KB금융그룹 전 계열사가 동참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KB페이'가 다음 달 출격한다.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첫 간편결제 플랫폼인 만큼 네이버·카카오·삼성 등 빅테크(Big-Tech·IT대기업)가 꽉 잡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역시 리딩뱅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KB페이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간편결제 플랫폼인 KB페이가 다음 달 15일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KB페이는 KB국민카드가 'KB국민 앱카드'를 개선해 새롭게 선보이는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금융그룹이 주도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답게 카드뿐 아니라 은행·보험·증권 등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범용성을 갖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가 단순한 결제 기능을 수행한다면 KB페이는 결제뿐 아니라 송금·환전·멤버십 등 전반적인 금융업무를 제공한다.

결제 수단을 다양화한 점도 주목받았다. 신용·체크카드는 물론 포인트(KB국민카드 포인트리), 상품권, 기프트카드 등을 KB페이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사 고객들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던 보수적인 금융회사 이미지에서도 탈피했다. 경쟁사에도 플랫폼을 제공, KB국민카드나 KB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타사 고객들도 KB페이에 카드나 계좌를 연결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KB금융그룹이 확장성·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해 이용자 유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네이버·카카오·삼성페이 등 ICT사가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으로 간편결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KB페이 경쟁력 확대에 주력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건수는 지난 2018년 상반기 일 320만건에서 올해 상반기 731건으로 단 2년 만에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간편결제금액도 1071억 원에서 2139억 원으로 2배 늘었다. 빅테크 진출에도 손 놓고 바라보던 금융회사들이 더는 간편결제 시장을 외면할 수 없게 된 이유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간편결제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건수는 올해 상반기 731건으로 단 2년 만에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더팩트 DB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건수는 올해 상반기 731건으로 단 2년 만에 2.5배 가까이 급증했다. /더팩트 DB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각각 카카오·네이버로 대표하는 자사 플랫폼과 개방성을 발판 삼아 금융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각각 3000만명, 2200만명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은 29조1000억 원, 12조5000억 원(추정)에 이른다. 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 기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토스 이용자는 1700만명으로 일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를 뛰어넘었다.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현재 각각 3500만명, 19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복되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이용자 수만 놓고 본다면 압도적인 수치다.

관건은 이들을 KB페이 충성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느냐다.

업계는 KB페이가 확장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프라인에 취약한 ICT사와 달리 KB국민카드는 266만곳에 이르는 가맹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가맹점이 50만개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은행·보험·증권 등 전 계열사와 연계한 서비스로 확장성을 키운다면 후발주자임에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전망이다.

KB페이가 안착할 경우 KB금융 역시 소비자 유입과 수익 증대를 노릴 수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페이를 통해 금융 서비스 기반을 다지고 이어 은행, 증권, 보험 순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네이버쇼핑, 카카오쇼핑 등 플랫폼 기반의 결제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보한 후 금융업에 진출한 것이다.

KB금융 역시 KB페이로 자사 플랫폼 영향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 업계는 향후 국민은행 'KB모바일브랜치', 중고차 매물 플랫폼 'KB차차차'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전망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 KB앱카드가 단순한 결제 수단의 성격이었다면 KB페이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며 "그룹 내 계열사, 나아가서 타 금융사 고객에게도 확장성을 열어두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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