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수익 안정화 등 우려 불식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교촌에프앤비가 진통 끝에 상장예심이라는 산을 넘었다. 교촌은 공모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현재 활황세인 IPO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10일 상장위원회 심의에서 교촌에프앤비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규정상 예심 승인으로부터 6개월 안에 공모절차가 진행되어야 하므로 교촌이 상장관련 일정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교촌은 올해 창립 29년을 맞은 국내 대표 장수 프랜차이즈 브랜드이자 2014년 이후 마켓 내 왕좌를 놓지 않는 업계 내 유명인사다. 교촌치킨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2018년 기준 약 6억1827만 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교촌은 지난 4월 23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거래소의 통과 결정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예심 승인이 당초 6월 말로 예정됐지만 9월이 될 때까지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거래소가 프랜차이즈 업체의 증시 입성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지만 일단 예심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예심 문턱 넘기가 오래 걸린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증시 입성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유행이나 경기변동에 따라 실적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BHC와 놀부, 본아이에프 등은 실적부진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의 이유로 증시 입성에 번번이 실패했다. 커피전문업체 카페베네도 IPO 준비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상장계획을 거두기도 했다.
또한 투자가들에게 프랜차이즈 업체로서 투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충분치 않았다. MP그룹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고 디딤과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올해 초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투심이 미온적인 양상이다.
이에 교촌은 이러한 문제를 초기에 불식시키려 애썼다. 지난 2018년 상장 계획을 밝힌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가맹점과 본사 이익을 성장시키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교촌은 2017년 이후 3000억 원대 매출을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우려되던 지배구조 또한 투명하게 개선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케이앤피푸드 등 계열사들을 모두 교촌에프앤비 100% 자회사로 두면서 대주주 및 제3자의 사익 편취 우려를 없앴다.
현재까지 교촌에프앤비 IPO 흥행과 상장에 대한 업계의 예견은 긍정적인 편이다.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회사측 노력에 더해 증시 상황까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IPO(기업공개) 시장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과 유동성이 쏠려있는 환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수요가 급증하며 수혜업종으로 분류된 점도 공모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련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 재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강화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외식업 불황은 커졌지만 배달 매출이 홀(매장) 매출 감소분을 보완하고 있어 큰 폭의 실적 감소 우려는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교촌은 상장 후 경영투명성에 힘을 쏟는 한편 본사와 가맹점의 동반성장에 대해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로도 이 점을 들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보다 입성 허들이나 기업 판단 잣대가 더 까다로운 코스피로 상장한다"며 "상장 후에는 계속 공시를 해야 하며 주주들이나 외부 투자자들이 회사를 지켜보기 때문에 경영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은 10월 중순쯤에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세부 일정이 나온다. 신고서는 이달 내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11월에서 늦으면 내년 3월 안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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