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더유니온 "배달료 인상, 배민 등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에 있다" 주장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달 기사(라이더)들이 최근 제기된 '연봉 1억 원'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라이더들의 연봉을 둘러싼 루머가 확산하자 라이더들로 구성된 단체인 라이더유니온은 3일 긴급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구교현 기획팀장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이들은 "라이더 부족과 배달료 인상의 배경에 플랫폼 사업자 간 과도한 경쟁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직자 중에서는 배민라이더스 라이더, 일반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는 이준호 라이더, 치킨집을 경영한다고 밝힌 익명의 자영업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라이더 연봉이 1억이라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업체들이 라이더를 모집하기 위해서 홍보성으로 내놓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라이더들의 수입(일당, 주급) 자료가 공개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A 업체에서 근무하는 라이더는 일 급여를 47만여 원을 받았다. 이를 주 5일 근무자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12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B 업체가 공개한 평균 연봉은 4800만 원으로, 상위 10% 라이더는 연간 7500만 원을 벌었다.

박정훈 위원장은 일당 47만 원은 주말과 우천 할증 등이 붙었을 경우에만 가능한 금액으로 일반적인 수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배달 한 건을 하고 받는 돈은 평균 3000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상위 15명의 수익만 공개하면서 이를 단순 계산으로 1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실제로 평일에는 콜이 없어서 배달료를 못 받는 라이더도 많다. 주문이 특히 많은 주말, 우천할증이 붙은 금액을 매일같이 1년 내내 지급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배달료 인상'과 '라이더 몸값'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대형 배달업체의 경쟁 과열 양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주문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라이더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프로모션이란 명목으로 기본 배달료에 1000원에서 많게는 만 원까지 인센티브를 붙여주며 배달을 유도한다. 이에 특정 프로모션 시간에는 라이더들이 한 업체로 몰려가는 일도 있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로 배달이 뜨면서 신규 배달대행업체가 꾸준히 진출해 기본 배달료 자체는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라면서 "다만 대형 플랫폼 업체가 라이더를 구하기 위해 프로모션 경쟁을 벌이면서 최근 라이더가 벌어들이는 돈이 높아진 것이나, 이는 한시적인 효과며 대형 플랫폼 업체만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배민라이더로 일하고 있다는 조합원 역시 "최근 주급이 이전 대비 1.5배에서 2배까지 늘었다. 프로모션 비용을 주는 것은 좋지만 매달 수입이 천차만별이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업체들이 프로모션이라는 일시적인 혜택으로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기본 배달료를 인상한 형태의 '안전배달료'를 지급해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라이더들이 얼마를 번다'는 식의 이야기는 자칫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최근 코로나로 배달업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왜 나는 1억을 못 벌지?'라며 속도를 높이거나 피로감이 누적될 만큼 일을 하게끔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운행이 가능한 수준의 배달료를 만들어야 한다. 프로모션을 붙였다가 떼었다 하는 식의 불안정한 수익구조 대신 기본 배달료를 높여야 한다"며 "배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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