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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돈으로 美비벌리힐스에 집샀다고?…국세청, 역외탈세 칼 뽑았다

  • 경제 | 2020-08-27 14:32
국세청이 국외탈세 혐의 업체들에 칼을 빼들었다. 외국 영주권자인 내국법인 사주가 수십억원의 국내재산을 국외로 반출하고 해외에서 배우자·자녀에게 편법 증여해 증여세 회피한 혐의 사례.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국외탈세 혐의 업체들에 칼을 빼들었다. 외국 영주권자인 내국법인 사주가 수십억원의 국내재산을 국외로 반출하고 해외에서 배우자·자녀에게 편법 증여해 증여세 회피한 혐의 사례. /국세청 제공

국세청, 국부유출·역외탈세 혐의자 43명 세무조사 착수

[더팩트|한예주 기자] #. 국내에서 자수성가한 A기업의 사주 B씨는 외국 영주권자로 재산 수십억 원을 배우자와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기 위해 외국의 본인 명의 계좌로 송금했다. 외국에 거주 중인 B씨의 배우자와 자녀는 송금받은 자금을 인출해 미국 비벌리힐스·라스베이거스의 고급주택을 사고, 일부 자금은 국내로 다시 들여와서 서울 한강변 20억 원대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증여세를 회피했다. 특히 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B씨 배우자와 자녀는 실제로 근무하지도 않은 A기업으로부터 수억원의 가공 급여를 지급 받았고, 사주 일가가 소유한 비벌리힐스 고급주택에 A기업의 해외 영업소를 설치하고, 영업소의 유지·운영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의 자금을 송금해 사주 일가의 해외 생활비로 유용했다.

#. 기업인 C씨는 첨단 약품 제조회사 D사를 운영하면서 뛰어난 품질의 약품 개발로 수출 및 이익이 증가하자 법인자금 유출을 계획했다. C씨는 먼저 해외 관계사 E사에게 약품 제조 핵심기술을 무상제공하고 약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수법으로 국내에 귀속돼야 할 이익을 일단 국외로 이전했다. 이후 별도로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가 해외 관계사 E사에게 컨설팅 및 중개용역을 제공하고 컨설팅료·중개수수료를 지급받은 것으로 위장해 법인자금을 다시 유출했다. C씨는 두 단계의 법인거래를 거쳐 유출한 법인자금 수십억 원을 금융 비밀주의가 철저한 스위스 비밀계좌에 넣어 두었다가 이를 다시 페이퍼컴퍼니의 계좌로 이동시키는 등 반복적인 자금세탁을 통해 해외자산을 은닉했다.

국세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덕에 호황을 누리는 다국적 온라인 플랫폼 기업 및 유명 명품업체, 국내 사업자 등 43명의 역외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탈루 유형은 △해외자산 은닉(7명) △비거주자로 위장해 납세의무 회피(6명)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자금 유출(9명)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21곳) 등이다.

여기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한국 자회사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배달앱 '요기요',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전체 조사건수는 대폭 축소하되 반사회적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외 정보망을 적극 활용해 역외탈세 조사대상자 본인은 물론, 탈루혐의가 있는 가족 및 관련 법인까지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이중계약서 작성, 차명계좌 이용 등 고의적인 세금포탈 행위가 확인될 경우, 최대 60%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내에서 막대한 소득을 올리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정당한 몫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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