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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조원 삼성전자株 매물 나오나…'삼성생명법'에 촉각

  • 경제 | 2020-08-18 12:49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지난 6월 중순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지난 6월 중순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계열사 지분 시가로 산정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

[더팩트│황원영 기자]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23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지 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삼성전자 최대주주가 바뀌는 등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 같은 배경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급등·급락을 오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중순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보험업감독규정은 단일종목 주식 보유 한도를 취득가 기준 총자산의 3%로 제한하고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취득가가 기준인 보유 한도를 시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과도하게 보유할 경우 기업 리스크가 보험사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금 수령과 자산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또한 저축은행·금융투자사 등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이유로 꼽힌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지난달 2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논의됐다.

2014년 19대 국회 때 김기식 전 민주당 의원이 보험사의 지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음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이종걸·박용진 의원 등이 유사한 법안을 내놨으나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안을 발의한 여당 의원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금산분리를 목적으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해당 개정안을 적용받는 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총자산은 각각 309조 원, 86조 원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7148주를 소유하고 있는데 1980년대 취득 당시 원가는 약 5400억 원이었다. 현재 총자산의 0.1% 수준이다.

하지만,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가치를 시가로 따졌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13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29조4368억 원(9.5%), 5조2393억 원(6.2%)씩 보유하고 있어 보험업법 기준인 3%를 훨씬 웃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7148주(8.5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더팩트 DB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5억815만7148주(8.5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더팩트 DB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주식을 약 20조 원어치 대량 처분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3조2500억 원어치 정도를 매각해야 한다.

매각 대금으로 배당금을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생명 주가는 13일 전 거래일 대비 21.04% 급등한 7만190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삼성화재도 4.76% 오르면서 18만7000원에 마감했다.

14일 삼성생명은 "현재 어떠한 것도 결정된 바 없으며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삼성생명은 6만5300원으로 다시 급락 마감했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 대비 4.13% 하락한 6만26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할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8.51%, 종류주식 0.01%를 가진 최대주주(국민연금 제외)로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지배구조를 방어하기 위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하는 게 문제다. 다만,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한 후 매각 대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매수할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43.44%)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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