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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4곳 '고용조정 필요' 의견…실제 고용축소는 1곳뿐

  • 경제 | 2020-08-09 17:25
국내기업 10곳 중 4곳이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국내기업 10곳 중 4곳이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대한상의 "코로나19 위기에도 고용유지하려는 기업 정책적 지원해야"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기업 10곳 중 4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고용을 줄인 기업은 1곳 정도로 기업들이 고용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국내기업 30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참여기업의 40.5%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고 업무량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인원을 감축한 기업은 9.0%로, 다수 기업(18.6%)은 근로시간 조정이나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별다른 조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고용유지 부담을 기업이 모두 떠안은 경우도 12.9%나 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실제 일감이 줄어들면서 회사 상황이 악화됐지만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기업이 많았다"며 "기업들도 상황이 좋아졌을 때 숙련인력이 부족하면 업무처리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직원들도 회사 사정을 이해하기 때문에 일시휴업 등에 기꺼이 동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은 고용지표에도 드러났다. 실제로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니,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실업률 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당초 4%대 수준이었던 실업률이 코로나19가 본격화되자 4월부터 10%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8.1%), 이탈리아(7.8%) 등도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신규채용은 지속 위축될 전망이다. 올해 '채용 일정'을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신규채용을 포기'(19.3%)하거나 '채용 일정을 미뤘다'(31.2%)고 답했다. '계획대로 완료’는 31.9%, '계획대로 진행 예정'은 17.6%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규모’를 기업에 물었더니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거나 축소를 고민 중'이라는 응답이 40.7%에 달했다. '계획대로 완료' 41.2%, '계획대로 진행 예정' 16.9%, '축소 채용' 11.9%, '축소 고민 중' 28.8% 등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일단 하반기에도 고용유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상황이 하반기에도 계속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62.8%의 기업이 '추가 고용조정 없이 현재 상황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응답은 6.0%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한상의는 현실적으로 기업의 의지만으로 고용유지가 쉽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당장 기업 내 유동성이 줄어 운영자금을 걱정하는 기업이 많고, 코로나19의 2차 충격도 언제 현실화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제도 활용에 기업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합의를 이룬 '노사정 협약사항'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협약에는 기업의 고용유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고용유지 지원금의 지원 기간 연장이나 지원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기업이 하반기에도 고용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정부도 고용유지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정책으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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