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실시간 검색어 장악하는 스타벅스 표 마케팅 '화제'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지난 한 주도 경제계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부동산 시장은 '임대차 3법'으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지난달 31일 전격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이 대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마케팅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올여름을 뜨겁게 달군 '서머 레디백'에 이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지원 사격했다죠.
-금융업계에서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발표로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IT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에 이어 KT와도 손을 잡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습니다. 우선, 부동산업계의 뒷이야기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임대차 3법' 본격 시행, '꼼수' 찾기에 분주한 임대인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임대차 3법'이 단연 이슈였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지난달 31일 '일사천리'로 통과되면서 전세시장은 그야말로 대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것이 지난 7월 27일이었으니, 법안은 5일 만에 초고속 처리된 겁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뭔가요?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2년의 기본 임대 기간에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해 2년 더 거주하게 하는 '2+2' 개념이죠. 전월세상한제는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기존 임대료의 5% 내에서만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세입자가 계약 연장을 요구하면 집주인은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건가요?
-임대인은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는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고 다른 임차인과 계약할 경우 기존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가 쉽게 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정손해배상청구권제 또한 도입했습니다.
-임차인들이 상당히 막강한 카드를 쥐게 된 셈이군요?
-일단은 그렇다고 볼 수 있죠. 해당 법안으로 인해 임대인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고요. 임대인들은 세입자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기에 법의 허점을 노리는 거죠.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건가요?
-현재 회자되는 우회로 중에는 '세입자의 전세대출에 동의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신규 대출은 물론이고 만기 연장 시 추가 대출을 받을 때도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거든요. 집주인이 전세 대출을 거절해 대출을 상환할 현금 여력이 없는 세입자라면 계약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는 주장이죠.
-그런 식으로 임대차 3법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거군요.
-하지만 전세대출 비동의를 통해 갱신을 막으려면 조건이 붙습니다. 은행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셋 중 하나의 보증을 끼고 전세대출을 내주는데요. 주택금융공사 보증은 세입자 신용을 기반으로 해주는 방식이라 집주인의 동의가 아예 필요 없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서울보증보험에서 '대출금을 증액해 만기 연장을 할 경우'에만 '꼼수'가 통합니다.
-그렇군요. 앞서 임대차 '3법'이라 하셨는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외 나머지 하나는 뭔가요?
-아직 처리되지 않은 '전월세신고제'인데요. 전월세 계약을 맺고 30일 안에 신고하도록 하는 전월세신고제는 오는 4일 국회 본회의를 거칠 예정입니다. 정부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한 뒤 내년 6월부터 전월세신고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MD가 끌고, 정용진 부회장이 밀어주는' 스타벅스 표 마케팅
-지난주 유통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마케팅이 화제를 모았죠? '서머 레디백'을 증정하는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도 종료된 것으로 아는데요. 다시금 스타벅스가 이슈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엔 스타벅스가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스타벅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달 24일에는 경기 양평군 양평읍에 '더양평DTR점'을 열었는데요. 이 매장은 스타벅스 개점 21주년 노하우를 집대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입니다.
-전면 유리창으로 남한강 조망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인데요. 중층인 2.5층에 계단식 좌석을 배치에 층과 층이 연결된 느낌을 주는 한편 남한강 뷰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리저브 바, 티바나 바, 드라이브 스루를 모두 결합한 최초의 매장이라는 점입니다.
-특이한 매장이긴 하네요. 그렇다고 신규 출점이 이렇게나 주목을 받은 건 이례적인 듯한데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지원사격이 '화제몰이'를 도왔습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이 매장을 방문한 사진과 글을 남겼습니다. 사진에는 더양평DTR점 입구와 내부에 길게 줄을 선 고객들이 담겼는데요. 34만여 명의 팔로워(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답게 정 부회장이 글을 올리자 곧바로 실시간 검색(실검)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렇군요. 스타벅스는 그다음 날에도 실검에 오른 것으로 아는데요. 또 다른 유명인이 매장을 방문하기라도 한 걸까요?
-아닙니다. 이번에는 스타벅스의 기획상품(MD)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컬러체인징 리유저블 콜드컵 세트'를 재출시했는데요. 이 상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대기 줄이 생기는가 하면 상품을 구매하려던 고객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까지 알려지면서 이슈가 됐습니다.
-이 상품은 지난 3월 17일 한 차례 출시됐던 상품입니다. 온도에 따라 컵 색상이 바뀌기 때문에 당시에도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번에도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출시된 지 수 시간 만에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요.
-코로나19도 스타벅스 MD 인기를 막지 못하는 분위기네요.
-네. 앞서 이벤트 사은품으로 내놓은 MD '서머 레디백'을 흥행시킨 스타벅스는 최근 잇달아 MD를 출시하면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내놓은 21주년 우산도 조기에 동났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지원사격에 마케팅 전략까지 통한 것이네요. '장수가 나면 용마가 난다'더니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가고 있는 스타벅스가 2·3분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 돌아온 외국인에 6만 원 바라보는 삼성전자…메모리 반도체 측면엔 오히려 악재라고?
-이번엔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지난 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장중 5%씩 상승하는가 하면 29일에는 장중 6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죠. 비록 다시 5만원 후반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그간 지지부진하던 삼성전자 상승률을 참아온 동학개미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죠?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28일 외국인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코스피 지수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한국에서 1조310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요. 이 중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건 삼성전자였습니다. 이에 삼성전자가 장중 5.40%까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죠. 이날 주가는 5만8600원까지 단숨에 뛰어올랐습니다. 실적발표가 있던 29일에는 장중 주가가 6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주가는 다시 주춤하며 지난주 5만79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이런 급등이 가능했던 원인을 분석해 보자면 어떤 연유 때문인가요?
-업계에선 이러한 상승 원인을 '인텔발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인텔이 실적발표를 하면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주가가 뉴욕 증시에서 이틀 동안 20% 넘게 상승했습니다. 연유인즉 인텔이 실적발표를 하면서 7나노미터 공정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다른 기업의 공정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히면서 생산을 파운드리에 넘기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입니다. 즉 반도체 설계는 인텔이 하지만, 생산을 다른 곳에 맡기겠다는 건데요. 현재 7나노 이후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입니다. 삼성전자가 인텔의 악재에 TSMC와 같이 반사이익을 누린 겁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같은 호재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요?
-네. 일각에서는 인텔의 공정 문제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CPU를 만드는 인텔이 신제품 출시를 지연하면, 완제품 교체 수요가 늦어지고 그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인텔이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긴다면 삼성으로선 호재인 게 분명한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인텔이라는 엄청난 고객이 '반도체 생산 외주'를 선언하면서 파운드리 업계 내 일감이 많아진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텔이 당장에 삼성전자를 선택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TSMC가 전체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데다 기술력 역시 매우 강한데요. 더불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담당하는 회사이기에, 인텔 입장에선 반도체 설계 도면을 삼성에 맡겨야 하는 게 편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긍정적인 전망은요?
-긍정적인 예상 역시 있습니다. 우선 인텔이 설계도면 유출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GPU(그래픽처리장치)만을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는 삼성전자로선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에 기존 메모리 수급이나 스마트폰에 치우쳐져 있던 사업에서 새로운 도약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번 파운드리 효과로 인해 사업확대 및 주가 상승 역시 기대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 'KT·LGU+' 잡은 넷플릭스 광폭 행보…'SKB'만 남은 이유는
-마지막으로 IT업계 얘기를 들어볼까요. IT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았습니다. 2018년 LG유플러스와의 콘텐츠 계약으로 통신사와 인연을 맺은 넷플릭스가 이번엔 KT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무엇인가요.
-KT 서비스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3일부터 KT '올레 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이 가능해집니다. KT는 자사 IPTV 고객 혜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넷플릭스와 계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약 2년 만에 국내 통신사와 추가 제휴를 맺은 것이군요. 그런데, 넷플릭스는 플랫폼 사업자와 '9대1' 계약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잖아요. 콘텐츠 수익의 90%를 넷플릭스가 챙겨가는 만큼 플랫폼 입장에서는 큰 이득이 없는데, 이런 갑질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넷플릭스를 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워가 상당한 만큼 기존 가입자 유지와 신규 가입자 유치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 제휴의 긍정적 영향이 있다. 넷플릭스 상품을 보는 가입자는 일반 가입자보다 해지율이 낮다. 해지방어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KT, LG유플러스와 함께 IPTV 3사에 속하는 SK브로드밴드는 왜 계약에 나서지 않는 것인가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우선, 첫 번째로 SK브로드밴드의 전략은 이들과 다릅니다. '넷플릭스' 없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인데요. SK브로드밴드가 최근 해외 영화 '1만1000편' 및 해외 드라마 '1만700편' 등을 확보하고,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경험)를 개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는 '망 이용대가' 지급 문제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부담을 함께 나누자는 SK브로드밴드의 요청을 거절하고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것인데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협력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콘텐츠 제휴에 나서고 있는 업계에서도 내심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의 소송에서 이겨주길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넷플릭스를 품은 KT와 소송에 나선 SK브로드밴드에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jsy@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