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하이닉스 성공 이은 바이오 대박 기대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과감한 투자를 진두지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하면서 최고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놓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정적 수익과 미래 성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중심에는 바이오 사업이 있다. 바이오는 대표적인 미래 신사업으로,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더 주목도가 높아진 유망 분야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2년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비전이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수천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관련 조직을 지주사 직속에 두며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SK그룹 내부에서도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일찍이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최태원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물이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신약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유일 제약사다. 회사는 지난 2일 코스피에 상장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7일 15조 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바이오 도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데는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의사결정과 꾸준한 투자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단기 재무성과에만 몰입했다면 SK바이오팜 성과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뚝심'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팜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대폭 높아졌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전문기업이다. 회사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에서 두 번째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AZD1222는 코로나19 백신 후보군 가운데 가장 빨리 임상3상에 진입한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AZD1222의 원액을 생산하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를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직접 언급하며 "백신 개발에 한국은 세계 선두권"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진행형인 SK그룹의 바이오 성공 스토리는 하이닉스 사례와 비견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인수 전까지 불확실성을 우려한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었지만, 반도체라는 미래 가치를 알아본 최태원 회장이 과감하게 인수를 추진했고, 이후 전폭적인 지원 사격에 나서며 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시켰다. 재계는 SK그룹이 시가총액 기준 국내 2~3위로 도약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 하이닉스 인수를 꼽는다. 석유화학(SK이노베이션)과 통신(SK텔레콤)만을 주축으로 2011년 말 시총 50조 원에 불과했던 SK그룹은 SK하이닉스(시총 13조→62조 원)의 성장에 힘입어 두 배 이상(120조 원) 덩치를 키운 상태다.
최태원 회장의 계획은 SK하이닉스의 바통을 바이오 사업을 포함한 미래 사업이 이어받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앞으로도 바이오·제약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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