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달라진 여름휴가…업계 "코로나 한파 벗어나긴 어렵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름휴가 문화가 바뀌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을 길게 가는 추세가 늘어나자 텅텅 비었던 객실이 내국인들로 채워지면서 '반짝 특수'의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특급 호텔들은 차별화된 이색 마케팅을 앞세워 '호캉스족'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조트의 올해 여름 성수기 7∼8월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이른다. 이보다 저렴한 일반 객실 예약률이 8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비싼 객실이 먼저 찬 셈이다.
롯데호텔이 서울 잠실에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 역시 최근 주말 투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코로나19에 따른 제주도 방문객 감소로 이달 현재 작년 동기 대비 75% 수준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휴가 최성수기인 8월로 갈수록 예약이 급증하고 있어 8월 초·중순 기간은 작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신라호텔은 올해 휴가철 7∼8월 투숙률이 6월보다 60% 증가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역시 올해 6∼8월 주중 투숙 또는 예약한 내국인 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 서비스 플랫폼 익스피디아가 20~39세 한국인 여행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행객의 73%가 최근 3개월 내 호캉스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들 중 34.2%는 체크인부터 체크아웃할 때까지 호텔 안에서만 머물렀으며, 9.6%는 아예 객실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다.
이에 국내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지친 고객들의 힐링을 책임질 다양한 전략을 내세웠다.
부산 롯데호텔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호캉스'를 테마로 각종 이벤트부터 전용 객실을 구성하기까지 가족 모두의 취향을 맞출 수 있는 객실을 선보였다.
먼저 호텔은 8월 31일까지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적합한 특전으로 구성한 '패밀리 스테이케이션' 2종을 선보였으며, 오는 8월 30일까지는 '안전한 방역과 이색 호캉스'를 모토로 한 야외 수영장(맘편한POOL)을 오픈한다. '맘편한POOL'은 호텔 7층에 위치한 실외 수영장을 가리키며 방역과 안전에 힘쓴,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을 지향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JW메리어트호텔서울은 오는 8월 31일까지 '스파클링 쿨 서머 패키지'를 선보인다. 시몬스 블랙라벨 뷰티레스트 매트리스 침대와 릴렉싱 소파, 대형 욕실에서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다. 디럭스룸의 탁 트인 대형 유리창으로 한강과 남산, 화려한 도심뷰를 시원하게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 이용 빈도가 높아진 것을 반영해 객실을 영화관으로 꾸미는 호텔도 눈에 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특급호텔의 안락한 객실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레이지 호캉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꿀잠 환경'을 제공하는 특급호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레스케이프호텔은 입욕제를 제공하는 등 지친 몸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러브 미' 패키지를 내놨다. 레스케이프 시그니처 욕조에서 은은한 향기가 가득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배스 솔트가 제공돼 취침 전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글래드호텔은 꿀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글래드 꿀잠' 시즌 3 패키지를 8월 31일까지 선보인다. 글래드 꿀잠 안대, '슬로우'의 아로마 파우치, 일리윤 마스크팩 등으로 구성된 꿀잠 키트를 제공하며 수면 전문 브랜드 슬로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슬로우 컨셉룸을 서울과 제주의 총 6개 글래드 호텔의 15개 객실에 선보이고 있다. 리모컨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내 몸에 맞게 매트리스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모션 매트리스를 이용할 수 있어 더욱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엔 꼭 여행을 가는 것이 휴가가 아니라 '휴식=휴가'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호캉스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객이 찾지 않으면서 국내 수요만으로는 호텔업계가 당면한 코로나 한파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급 호텔을 채우던 미국·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겼는데, 내국인 증가세만으로 이 간극을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호텔에서 하루가 멀다고 열리던 각종 행사 수요가 사라진 것도 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객실 매출이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서비스를 더욱 고급화·차별화해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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