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할 일 하겠다" 총수들 '코로나 지원' 여전히 진행형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코로나 리스크' 극복을 위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진정국면을 보일 것 같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외에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다방면의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1·2차 협력사와 방역물품 제조사는 물론 지자체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범위를 지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단연 삼성이다. 지난 2월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메시지를 시발점으로 삼성은 14개 계열사가 300억 원 규모의 긴급지원에 나선 데 이어 2조6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영덕 연수원 치료센터 제공 및 삼성의료원 의료진 파견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지원은 최근 마스크·진단키트 제조사에 대한 원자재 수급 및 스마트 공장 구축으로 확대, 이들 업체의 방역물품 생산량 증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코젠 바이오텍'과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이 최대 70%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와 진단키트뿐만 아니라 손소독제, 눈 보호구 등 방역 물품 제소 중소기업 30여 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 삼성 전자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100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출연하고, 200여 명의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들을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제시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역시 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개장도 하지 않은 대규모 연수원 두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는 등 의료진과 정부 주도의 방역 활동에 힘을 보탠 현대차그룹은 교육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혀 자동차 기술 관련 영상·문서 등의 콘텐츠를 국내 122개 대학, 해외 31개 대학에 제공했다. 최근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7일을 기점으로 소비 진작을 통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20개 지역본부 주도로 △지역 농가 △골목상권 △전통시장 △소상공인 △침체 업종 등 모두 5개 영역에서 '상생 캠페인'을 시행했다. 지역 농산물을 구매해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소상공인들에게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으로 상생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활동은 단순한 자금 지원 형태를 넘어 혈액 수급 지원을 위한 '헌혈 릴레이'와 지역 농산물 구매 등 실천형 활동으로 진화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ICT관계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SK그룹의 헌혈 릴레이는 에너지와 반도체 관계사 등 그룹 전반으로 확산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직접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5월 임직원들의 헌혈 릴레이 참여 소식을 접하자 서울 중구 SK T타워에 예정 없이 방문, 구성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헌혈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의 '실천'은 진행형이다. 지난 7일 정 수석부회장과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최 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서둘러 발길을 돌려 그룹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쫑마늘을 판매하는 임시 매장을 방문해 마늘을 직접 구매했다.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늘 농가를 돕기 위한 차원이다.
'정도경영' 철학 아래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의 자세를 주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코로나19 지원 활동도 활발하다. 앞서 지난 3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433개 초·중·고교 등에 공기청정기 1만100대를 무상 지원하는 등 '통 큰' 기부에 나선 바 있는 구 회장은 협력사와 '상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협력사와 중소업체에 보유 기술을 공유하고,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지원에 나선 LG전자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협력사를 돕기 위해 400억 원 규모였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 원으로 확대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일정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집행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협력사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지원과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 지원, 무료 교육 지원 등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내외 위기 상황 때마다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지원에 나서왔지만, 젊은 리더십을 앞세운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주도하는 지원 방식은 단순히 지원금 형태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라며 "이 같은 변화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각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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