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 논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로 손꼽히는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이후 '사회적 가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 바이오와 더불어 반도체, 소재,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며 연일 공격적인 투자로 다시 한번 '최태원식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조력자 역할을 자처, 미래 먹거리 육성 전면에 나서며 최 회장이 그리는 미래 사업 구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공장 내 기아자동차의 '니로 EV'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보고,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및 서비스 플랫폼(BaaS)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했다. 또한,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으로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동에는 SK그룹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해온 최 수석부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일찍부터 SK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낙점하고, 글로벌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비롯한 파트너십 강화, 신규투자 등을 주도해왔다. 이번 회동 역시 역시 양사 협력을 통한 시너지 및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을 목표로 최 수석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첫 SK, 현대차 두 그룹 총수 간 회동이 이뤄진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은 최 수석부회장의 미래 에너지 사업 육성 노력의 대표적인 결과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첫 배터리 양산 공장이다.
같은 해 9월 준공식에 참석한 최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는 에너지 다변화와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미래 SK의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재 기아차가 생산하는 '니로 EV', '쏘울 EV' 등 순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현대·기아차가 오는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룹 미래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최 회장의 '소통 리더십'과 최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 최고경영자(CEO)들의 '현장 경영'을 기반으로 SK그룹의 체질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와 더불어 바이오와 전기차 배터리 등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 작업 전반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가치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각 사업 부문 CEO들과 더불어 현장 일선에서 조력자 역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 대한 그룹차원의 투자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는 서산 등 전국의 마늘 농가를 돕기 위해 이날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SK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쪽마늘을 판매하는 임시 매장을 방문해 마늘을 직접 구매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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