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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냐" 이스타항공 기자회견, 답변 회피·고성까지(영상)

  • 경제 | 2020-06-29 17:43
29일 열린 이스타항공 기자회견에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29일 열린 이스타항공 기자회견에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체불 임금 해결 방안? 검토 후 발표"

[더팩트|방화동=문수연 기자] 매각 무산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이 M&A(인수합병)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대주주 관련 의혹 및 체불 임금 문제 등에 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일각에서는 "알맹이가 없는 기자회견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29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 이스타항공 6층 대회의실에서 이스타항공의 M&A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김유상 전무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이상직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상직 의원의 딸과 아들이 이스타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은 39.6%다.

당초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는 4월 29일 종결될 예정이었지만 해외기업결합심사를 이유로 미뤄졌다. 이후 양사는 체불임금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을 이스타항공 측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타항공은 인수 계약을 맺을 때 향후 채권·채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매각가격이 결정됐기 때문에 제주항공 측이 체불 임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대금 110억 원은 추가로 깎아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제주항공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상직 의원이 지분을 헌납하기로 결정하면서 체불 임금 문제 해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최종구 대표이사는 "대주주가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회사에 내놨기 때문에 그 재원을 가지고 체불임금 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실무적으로 검토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상직 의원의 헌납으로 250억 원 규모의 체불 임금 해결이 가능한지 묻는 말에도 "대주주가 재산을 헌납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 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유상 전무는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지금 자금력이 없는 상황이라 인수합병이 진행돼서 매각대금이 나오면 그걸로 임금부터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디인터내셔널 등 이상직 의원 가족이 소유한 또 다른 기업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포기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최종구 대표이사는 "지분 포기는 이스타홀딩스에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왼쪽에서 두번째)는 29일 이스타항공 M&A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임금 체불 해결 방안 등에 관해서는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덕인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왼쪽에서 두번째)는 29일 이스타항공 M&A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임금 체불 해결 방안 등에 관해서는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덕인 기자

현재 이상직 의원과 일가는 주식 매입 과정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자본금 3000만 원인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사용한 100억여 원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타홀딩스 출범 과정에 대한 의혹과 불법 승계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최종구 대표이사와 김유상 전무는 이상직 의원의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을 피했다. 또한 제주항공과의 M&A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계약 조항인 비밀 유지 의무를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타이법인과 맺은 항공기 리스와 관련한 지급보증 계약을 해결하는 것을 인수 선결조건으로 요구했다.

최종구 대표이사는 "리스 계약 해소 건도 잘 해결돼가고 있는 거로 안다"며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 해결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원들은 근로자대표가 노조를 배제한 이들로 구성됐다며 반발했다. /이덕인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원들은 근로자대표가 노조를 배제한 이들로 구성됐다며 반발했다. /이덕인 기자

이스타항공은 현재 불거진 문제와 관련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면서도 제주항공 측에는 확실한 의사 표명을 요구했다. 최종구 대표이사는 "현재 정체돼 있는 M&A가 재추진되려면 제주항공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철우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도 "이제 제주항공이 답할 차례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6개월 동안 절망 속에서 인수체결이라는 기대 속에 버텨오고 있었으나 제주항공이 딜 클로징을 미루고 있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와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측은 "직원들에게 부끄럽지 않냐. 직원들 팔아먹고 얼마나 가나 보자"라고 소리치며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가 노조를 배제한 이들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근로자대표 측이 "우리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 일동은 이스타항공 대주주의 경영권을 넘기는 통 큰 결정에 감사하다"며 "조종사 노조에서도 이제는 한뜻으로 회사를 살리는 노력을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조종사 노조 측은 "네가 그걸 왜 이야기하느냐. 네가 근로자대표 맞냐"며 항의했다. 이에 김유상 전무가 "기자회견이니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자 노조 측은 "우리가 이런 말도 못 하냐"고 반박했고, 기자회견 막바지에는 욕설이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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