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재배치' 한 목소리…"인력 축소 불가피" 우려도
[더팩트|이민주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고육지책으로 점포 축소라는 강수를 뒀지만, 이에 따른 인력 조정 문제가 과제로 남으면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각종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번 달까지 3개 점포를 문을 닫는 데 이어 홈플러스 역시 올해 3개 내외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어닝 쇼크'급 실적을 기록하자 고강도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감소한 4279억 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6328억 원으로 1.1%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8536억 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실적 반등을 위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롯데쇼핑은 '2020 운영 전략'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 개 점포의 30%에 해당하는 점포 200여 개를 폐점하기로 했다. 점포 정리는 향후 3~5년간 차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현재 2개 점포(양주점·천안아산점)를 정리했으며, 1개 점포(VIC신영통점)는 이달 말 영업 종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롯데마트는 15개 점포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역시 최근 실적을 2019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3개 내외의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 원, 매출액은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 원이다.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홈플러스는 점포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다량의 현금을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점포로는 대구점, 안산점, 둔산점이 거론되고 있다.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점포당 평균 10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노동조합이 관련 시위를 여는 등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인력 재배치'를 기본 방향으로 삼고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앞서 진행된 두 개 점포 폐점이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폐점하는 3개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370여 명 수준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폐점에 앞서 직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고, 희망 근무 지역을 받아 인근 점포로 이동시키는 식으로 폐점 점포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며 "큰 이슈나 문제없이 자발적으로 퇴사 의사를 밝힌 경우를 제외하고, 인력 재배치와 점포 폐점이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역시 "힘들어도 함께 간다"는 방침 아래 사람 중심의 사업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점포를 폐점하더라도 온라인 등 주력 사업부서나 타 점포로 전환 배치해 정규직 직원으로서의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도 "'사람만큼은 안고 간다'는 방침에 따라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없이 2만2000명의 홈플러스 식구들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양사의 강력한 인력 재배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점포 축소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 10개까지 점포 수를 줄이는 상황에서 인력을 그대로 안고 간다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라며 "양사가 표방한 것처럼 온라인 등 다른 부서로의 재배치 등 직원들의 불만이 일지 않는 선에서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잡음을 해결하는 것이 점포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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