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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 글로벌 진출 미뤄졌다…성장 제동걸리나

  • 경제 | 2020-06-05 00:00
빈폴의 글로벌 진출이 미뤄지는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유통-납품업체 상생 협약식'에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진)이 참석한 모습. /대한상공회의소=한예주 기자
빈폴의 글로벌 진출이 미뤄지는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사진은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유통-납품업체 상생 협약식'에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진)이 참석한 모습. /대한상공회의소=한예주 기자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해외진출, 더 기다려야 된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30살을 맞아 새롭게 태어난 '빈폴'의 핵심 사업인 글로벌 시장 진출 프로젝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가로막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직접 해외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빈폴의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공정위원회가 주최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유통-납품업체 상생 협약식'이 진행됐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은 빈폴 글로벌 진출에 대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미뤄질 것 같다. 좀 더 기다려야할 것"이라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빈폴은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빈폴 브랜드의 생일에서 이름을 따온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은 아예 시작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했다.

글로벌 패션시장의 추세에 따르면서도 우리나라만이 보유하고 있는 정서, 문화, 철학 등 한국의 헤리티지를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는 물론 글로벌 고객을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특히, 박 부문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신인 제일모직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구호 고문을 빈폴의 수석 디자이너로 다시 들여오는 공을 들이기도 했다. 정구호 고문은 2015년 휠라코리아에서 일하면서 휠라 브랜드의 고객층을 젊은 세대로 넓히고 글로벌 브랜드로 힘을 키워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문장은 2020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각 국가들의 시장상황에 맞춰 도매(홀세일) 등 각각 다른 유통방법을 통해 전략적으로 진출할 예정이었다. 오는 2023년까지는 중국, 베트남은 물론 북미와 유럽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빈폴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공략한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꾀했지만 현재는 올스톱 상태다. /한예주 기자
빈폴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공략한 '팔구공삼일일(890311)' 라인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꾀했지만 현재는 올스톱 상태다. /한예주 기자

하지만 현재 빈폴의 글로벌 사업은 올스톱 상태다. 빈폴은 2005년에 진출한 중국 사업 외에 별다른 해외 진출 계획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출장길이 막히자 새로운 파트너사들을 만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국내 소비침체까지 이어지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용 줄이기에 급급하다.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 3570억 원, 영업손실 3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9% 줄었고, 영업이익은 380억 감소해 적자 전환했다.

LF·한섬 등 경쟁사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매출면에서의 추락 폭도 가장 컸다. 한섬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매출이 13% 떨어졌으며,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각각 12, 11% 줄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의류시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만큼 해외 시장을 하루빨리 공략해야 브랜드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의류시장은 약 50조 원 규모에서 거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소비심리가 주춤해지면서 의류시장은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그나마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빈폴은 그간 국내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던 만큼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편이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까지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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