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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순위 변화 감지…IT '뜨고' 중후장대 '지고'

  • 경제 | 2020-05-04 00:02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 자산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에서 최근 산업군의 분위기에 따라 17개 집단은 순위가 올랐고 28개 집단의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 자산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에서 최근 산업군의 분위기에 따라 17개 집단은 순위가 올랐고 28개 집단의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5대 그룹' 자산·매출·순이익 비중은 지난해보다 줄어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대기업 순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악재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건설·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이 약세를 보인 반면 IT와 서비스, 금융업 등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산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포함한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 자산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에서 17개 집단은 순위가 올랐고 28개 집단의 순위가 하락했다.

먼저 IT 계열인 넷마블과 카카오의 순위 변화가 눈에 띈다. 게임업체 넷마블은 이번 기업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10단계가 상승한 47위를 기록하며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그렸다. 카카오는 지난해보다 9단계 오른 23위를 기록하며 IT업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태영이 같은 기간 9단계 오른 37위, 금호아시아나가 8단계 오른 20위에 오르며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랜드와 넥슨은 모두 자산 순위에서 전년 대비 5단계 상승해 각각 36위와 42위를 기록했으며 DB와 네이버가 같은 기간 모두 4단계 올라 각각 39위와 41위에 올랐다.

반면 태광과 중흥건설, 유진 등은 전년 대비 높은 하락폭을 보인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태광은 지난해보다 9단계 내린 49위에, 중흥건설도 같은 기간 9단계 내린 46위, 유진은 8단계 내린 62위에 그쳤다.

특히 유진의 경우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를 통해 새롭게 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 5곳 중 KG(63위)와 삼양(64위)보단 높았지만 HMM(53위)와 장금상선(54위), IMM인베스트먼트(55위)보다 낮은 자산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밖에도 대우조선해양(29위), 한국타이어(43위), 하이트진로(61위)가 모두 지난해보다 5단계 순위가 내려갔으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내려간 OCI(35위)를 포함해 한국지엠(56위), 동국제강(57위), 금호석유화학(59위)은 같은 기간 4단계 순위가 하락했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건설·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군이 올해 기업 집단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자산과 매출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건설·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군이 올해 기업 집단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자산과 매출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기업 집단 순위의 변화는 새로운 사업 투자를 위해 지분을 획득하거나 경영 환경이 악화된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 규모가 늘어나거나 줄어들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군의 최근 분위기가 기업 집단의 자산 순위 변화를 대변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IT 계열인 넷마블이 웅진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코웨이를 인수했고 카카오가 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자산이 증가한 반면, 경영 환경 악화를 겪은 중후장대 산업에서는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 등 이슈가 이어지며 자산이 줄어들었다.

한편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등 상위 10권의 자산 순위에서는 지난해 9위였던 농협과 10위 현대중공업의 올해 자리 바꿈을 제외하면 변함이 없었다. 다만 '쏠림 현상'을 보였던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의 자산과 매출액, 당기순이익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그룹의 올해 자산과 매출액, 순이익의 비중은 64개 기업집단 전체에서 각각 52.6%, 55.7%, 68.5%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각각 1.4%포인트(p), 1.4%p, 3.7%p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 기업 집단의 변화는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한 부분도 있었지만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력 업종 불황에 따른 영향도 컸다"며 "5대 그룹에 쏠린 자산 등 비중은 향후 업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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