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플러스, 임대료 납부시한 넘겨 유예 요청…인천공항 "'불가항력 사유' 해당"
[더팩트｜한예주 기자] 인천국제공항과 면세업계 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이 중소·중견 면세점인 시티플러스의 계약 체결 기간을 연장하자 업계 안팎에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면세점업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1터미널 DF9구역 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티플러스면세점은 당초 계약 체결일인 이달 16일까지 임대보증금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시티플러스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계약 체결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공사가 이를 수용하며 계약이 틀어지지 않았다. 변경된 계약보증금 납부 시한은 다음 달 6일이다. 이날까지 보증금을 납입하면 예정대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간 강경한 태도를 일관했던 인천공항의 이례적 결정에 면세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은 면세 사업자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세점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임대료 감면에 대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 측은 올해 임대료의 20%를 감면받는다면 내년도 할인을 포기하라는 단서를 달아 면세점들의 반발을 샀다. 사업자들은 '여객 수 연동 최소보장금 제도'에 따라 내년도 임대료를 최대 9% 할인받을 수 있는 계약상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 측이 이중 수혜를 이유로 내년도 할인이 불가하다고 통보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에 면세 사업자들은 공사 측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회신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해 여객이 급감해 내년 상황이 정상화될 경우 여객 급증이 예상된다"며 "이대로 계약하면 내년에는 고객이 실질적으로 늘지 않아도 임대료가 당연히 올라 업계는 인천공항에 2차년도 임대료 증감률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면세점들은 이번 납부 시한 연기가 공사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번 4기 면세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향수·화장품(DF2)과 패션·기타(DF6), 패션·기타(DF3)와 주류·담배(DF4)까지 사업자 선정에 실패한 바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을 비롯해 중소·중견면세점인 SM면세점과 그랜드관광호텔이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과 과도한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줄줄이 사업권을 포기했다. 대기업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중소·중견면세점에서는 엔타스듀티프리만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오는 9월 면세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그랜드관광호텔도 임대보증금 납부 유예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그랜드관광호텔 등 일부 사업자도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임대보증서 지급 기간 유예를 요청했지만, 원칙상의 이유로 묵살됐다"며 "임대보증서 제출 시한은 철칙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반면 인천공항은 이와 관련 "그랜드관광호텔은 먼저 계약을 체결한 뒤에 보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보증금 없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국가계약법상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후 그랜드관광호텔에도 시티플러스와 동일한 방안을 제안했지만, 호텔 측에서 코로나19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더는 계약 진행이 어렵다고 표명해왔다"고 해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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