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제일銀, "배당 과다하다"는 금융당국 지적에 엇갈린 반응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그동안 '고배당 논란'에 휩싸여 온 외국계은행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이 극명하게 갈렸다. 씨티은행은 배당금 총액을 줄인 반면 SC제일은행은 배당금 규모를 키웠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들의 배당금은 각 은행들의 모그룹으로 지급된다. 씨티은행은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99.98%를,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NEA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의 고배당 성향은 '국부 유출'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2019년 결산배당금 총액은 652억4000만 원으로, 22.2%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지난 2018년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074억 원이었지만, 중간배당 8116억원·결산배당 1225억 원을 합쳐 총 9341억 원을 집행했다. 배당성향은 303.9%에 이른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매년 '고배당' 논란에 휩싸여왔다.
금융당국도 외국계은행의 배당이 과하다고 지적하며 압박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이 당국의 눈치를 보느냐 배당금을 줄였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지난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외국계 은행이 고배당을 이어간다는 지적과 관련해 "조금 과하긴 했다. 시장 불안정성과 불안감을 조금 초래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당은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지만, 은행들과 협의해 어떤 것이 시장안정을 지키는 수준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 노조는 2018년 씨티은행에서 한 해 당기순이익을 넘는 결산 배당을 진행하며 논란이 일어난 것을 의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외국계은행 배당이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씨티은행을 두고 배당금액을 줄이라는 압박이 있었다"라며 "또한 씨티은행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9.1%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의식한 씨티은행에서 국내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산 배당을 진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배당 성향을 줄인 씨티은행과는 달리 SC제일은행은 여전히 고배당 성향을 이어갔다.
SC제일은행은 중간배당 5000억 원과 결산 배당 1550억 원을 합쳐 총 6550억 원(배당 성향 208.3%)의 배당을 진행했다. 지난해 중순에 진행한 중간배당금을 빼더라도 배당 성향은 49.3%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SC제일은행은 이번 2019년 결산 배당에 대해 "지난해 영업 실적과 누적 이익잉여금, BIS 비율과 국내외 가이드라인 등 일상적인 경영상의 고려 요인과 더불어 수익성 지표 개선 및 자본 효율성 제고 등도 함꼐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지난 2015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높은 배당을 해왔다.
적자가 났던 2014년에도 1500억 원을 중간배당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의 경우 매년 배당 집행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며 "씨티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배당 성향을 줄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호실적을 보였다. 순이익 증가율로 따지면 국내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으로 안다. 이에 따라 배당금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년 지적받아온 '고배당' 논란은 올해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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