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악화로 울산CLX 내 NCC·EPDM 공정 가동중단…김준 사장은 사내이사 재선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일부 화학제품 생산공정을 가동 중단한다. 경영 환경 악화에 따라 범용 화학제품 생산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화학제품 비중을 높여 사업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SK종합화학이 울산에 위치한 SK 울산CLX 내 NCC(Naphtha Cracking Center, 제1 나프타분해공정)공정과 EPDM(Ethylene-Propylene Diene Monomer, 합성고무제조공정) 공정을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최초로 나프타 분해 공정을 구축한 곳으로 알려진 SK종합화학의 울산 NCC 공정의 가동중단은 48년 만의 일이다. SK종합화학은 NCC 공장 중단에 따라 연간 87만톤의 생산량이 67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함께 가동 중단을 발표한 EPDM공정(1992년 상업 가동 개시)은 2분기 내로 중단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황에 민감한 범용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시황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고부가 화학소재 분야로의 딥체인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공정 개선과 안정적 운영에 노력해왔으나 안타깝게도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신증설의 영향에 따른 공급과잉, 노후 설비에서 오는 경쟁력 저하 및 그로 인한 안전∙환경 문제 등도 고려했다"며 "다만, 미래 시황 및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스크랩 등도 검토하고 있으나, 그 시기는 부지 활용, 신규 투자 계획 등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중단을 결정한 SK종합화학 두 공정에서 근무 중인 구성원들과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고객사들에 대한 사후 대책도 공개했다. 구성원들에게는 개인 의사, 역량 등을 감안해 전환배치하고, 고객사들에게는 제품별 안정적 공급방안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이날 NCC공정과 EPDM공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각각 SK 울산CLX 내 NEP(New Ethylene Plant)공정과 중국 닝보 EPDM에서 제품 공급을 이어간다.
더불어 SK종합화학은 고부가 화학회사로의 딥체인지를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고부가 패키징 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 분야로 선정하고 관련 글로벌 M&A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보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은 최근 SK종합화학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부득이하게 NCC공정과 EPDM공정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면서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경쟁력 있는 고부가 화학사업 추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제1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올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유정준 기타비상무이사와 김종훈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주요 제품의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회사 설립 이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온 차별화된 DNA를 갖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 모든 구성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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