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디앤유, 65억 원 규모 횡령으로 상장폐지 위기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유양디앤유가 직원횡령에 의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이라는 감사보고서를 받고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 하고 거래재개로 돌리겠다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유양디앤유는 1976년 설립돼 디스플레이용 전원공급장치와 2차 전지 생산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로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유양디앤유는 현재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20일부터 거래정지 중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유양디앤유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9일 한영회계법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의견 거절'이 나온데서 기인했다.
한영은 유양디앤유에서 현직 직원의 횡령혐의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의견거절의 근거로 "현금성 자산 65억여 원에 대해 잔액이 허위임을 발견했다"며 "이는 회계부정 발생에 대한 강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으로, 이러한 상황이 부정이나 오류에 기인하였을 가능성을 포함하여 내부통제의 전반적인 신뢰성에 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양디앤유는 직원 김모씨가 65억9310만 원 규모의 횡령을 저질러 화성서부경찰서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횡령발생을 인정하며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감사의견 거절의 경우 즉각적인 상장폐지의 사유가 된다. 상장규정에 따라 유양디앤유가 오는 4월 9일까지 감사의견거절에 대해 이의신청 등 소명을 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만일 회사 측이 제출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개선기간을 부여받게 되며 최소 6개월 동안은 거래정지가 유지된다.
이에 주주들은 '유양디앤유 횡령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소액 주주 모임'(주주연합)을 결성하고 위임장을 취합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주주연합은 배임, 횡령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거절사유해소에 대한 회사의 계획과 재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180만주 이상 모였을 시 필요하다면 회계장부 열람 및 임시주총을 개최할 방침이다.
주주연합 측은 "재감사를 비롯해 거래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주연합 측은 한영이 이제까지 의견거절평가를 한 적이 없다가 돌연 '감사의견거절'로 의견을 낸 데 의문을 품고 있다. 주주연합은 한영이 지금까지 문제삼지 않다가 갑작스레 감사의견 거절을 낸 데 대해 "대형 외감법인인 한영이 과년도(8개년) 감사보고 의견을 하룻밤에 날치기 임의 변경한 것"이라며 "회계법인쪽에 알아보니 이런 일은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양디앤유의 최근 약 80만 주 매각의 이유와 향후 용처에도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최근 유양디앤유는 지트리비앤티 지분을 매각하며 130억 여 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KB자산운용으로 변경됐다.
유양디앤유 측은 이의신청 기간인 오는 4월 9일 내에 소명해 거래정지 해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유양디앤유 관계자는 "주주연합에 대한 대응은 따로 미팅 등을 통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며, 이번 일로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도록 회사차원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한영의 감사의견거절에 대해서는 "한영이 (횡령문제를 이제껏) 알고 있었는데 돌연 바꾼 것인지, 정말 몰랐다가 이번에 드러난 것인지 사실관계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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