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규모 약 11년 만에 최대치…하루 평균 137억 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하락장 속 반대매매로 인한 '깡통계좌'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점쳐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반대매매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신용융자에 대한 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우려는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약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37억 원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5월 143억 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나타난 수치다.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 94억 원, 올해 1월 107억 원, 2월 117억 원을 기록하며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 의사와 관계 없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증권사가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이 주식을 매수할 때 매수금액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증권사에서 빌려 매수하는 형태의 거래에서 일정 조건에 의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가 주식결제대금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에서 3일 가량 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미수거래로도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투자자가 기한 내에 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니 투자자가 결제대금을 갚지 못해 미수금이 늘어나고 반대매매도 증가하게 된다.
반대매매 물량이 커지면 하락 중인 시장에 재차 충격을 가하게 된다. 반대매매가 늘어날 수록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초래하면서 결국엔 미수거래자들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계좌'가 늘어날 수 있다. 외상으로 주식을 사들인 미수거래자들의 피해가 막대해지는 것이다.
13일에는 코스피·코스닥 동반 폭락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시장에선 52주 신(新)저가 종목들이 속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피부로 와닿을 만큼 반대매매 주문이 많았다"며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반대매매로 인한 대량매도가 또 다른 대량매도로 이어질 수 있기에 빚을 내 투자한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폭락으로 추가적인 투자자 손실이 우려되자 금융당국은 13일 증권사의 과도한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오늘(16일)부터 6개월 동안 증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증권사가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않아도 제재하지 않겠다"면서 "투자자 이익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해 담보비율 하락에 따른 기계적인 반대매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증권사 입장에서 반대매매 억제 정책이 일방적인 부담이 될 수 있어 이같은 독려가 실효성있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개인의 일시 상환금액은 더욱 커진다"며 "이럴 경우 증권사 입장에서도 담보가치가 하락할 때 반대매매 없이 자금을 빌려주면 리스크를 떠안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안 없이 증권사의 반대매매를 억제하는 것은 실효성으로 이어지지 않아 실제적인 반대매매 방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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