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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제로금리에 직격탄…역마진 쇼크 '어쩌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한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확대와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한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확대와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 3.5%로 역대 최저치

[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사가 제로금리 쇼크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한 가운데 한국은행(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하 초읽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초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확대와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사들은 예견된 수익성 악화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세계 경제 위기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빅컷'은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된다. 지난 3일 긴급 FOMC 회의를 통해 금리를 1~1.25% 수준으로 0.5%포인트 인하한 지 채 2주가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FOMC가 정례회의 외에 긴급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달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심한 점이 부각됐고, 글로벌 주요 국가의 금리 인하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1.25%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인하에 따른 부담감으로 금통위가 0.25% 포인트 정도 낮출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준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자 빅컷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년 10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사상 최대 폭인 0.75% 포인트를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이익을 얻는다. 주요 투자처는 채권인데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국공채 투자 비중이 높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보험사 자산운용의 기초가 되는 국채금리가 내려가고 채권 수익률이 악화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료 평균 적립이율인 4.25%보다도 0.75%포인트 낮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이 수치마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들은 장기채 매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 장기채 수요가 몰리면 금리가 떨어지며 자산운용이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생보사들은 이차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대 초 판매한 5%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경우 현재까지 6~8% 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고객에게 주기로 약정한 이자율이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률을 초과하는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이차역마진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 한화생명은 1조 원, 교보생명은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저금리 여파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면 역마진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도 커지고 있어 보험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들은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4월 1일부터 0.25%포인트 일괄 인하키로 했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같은 수준으로 예정이율 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금리가 더 덜어질 경우 예정이율 인하로 얻는 효과도 미미할 전망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인하하더라도 손실을 줄이는 수준"이라며 "저금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품·자산 구성 및 리스크관리를 해왔는데 코로나19로 급격하게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생보사들이 하반기 보험료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추가 인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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