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이랜드리테일, 농수산물 매입 판매부터 소비촉진 행사까지
[더팩트|이민주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농·어민에게 판로를 지원하는 '상생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업계는 이 같은 전략이 단순한 상생 효과를 넘어 매출 증대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농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내수가 줄어들면서 중국 수출 농가에 그쳤던 피해가 최근에는 전방위로 확산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체들은 농수산물 매입 등을 통해 농가를 지원하는 한편, 관련 기획전을 열고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상생 전략의 대표주자는 업계 1위인 이마트다.
이마트는 4일 코로나19 확산과 대일 무역 관계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참치 어민 돕기에 나섰다.
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참치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관련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세계 참치 80%를 소비하는 대일본 수출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것에 더해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감소하면서 국내 수요까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이에 이마트는 35t의 참치를 사들여 기존 반값에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준비했다. 5일부터 11일까지 이마트 매장에서 원양산 모둠 참치회 상품을 판매한다.
이마트 유병길 바이어는 "일본 수출 부진과 내수 소비 감소를 겪고 있는 참치 어가에 반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관련 행사를 마련해 어가와 함께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돼지 농가를 돕기 위해 돼지고기 판로 지원 및 소비 촉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14~16일까지 양돈 농가 돕기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이마트 측은 도매가 하락과 소비 침체라는 내우외환이 겹치며 국내 양돈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킴스클럽도 최근 잇달아 농가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손길을 건네고 있다. 지난달 전남 해남군 농가를 도운 것에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경북 청도군 농가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4일 청도군과 농특산물 소비촉진·가격 안정화·유통구조 개선에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북 청도군 한재미나리 재배 농가에 판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에 따르면 청도군에는 400여 개 한재미나리 재배 농가가 있으며, 매년 2000t에 달하는 미나리를 생산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방문객과 택배 주문 모두가 크게 줄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이랜드리테일은 오는 17일까지 '청도 한재미나리 소비촉진행사'를 열기로 했다. 전국 킴스클럽 매장에서 한재미나리 시식 및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전남 해남군의 농가를 돕기 위해 50t의 빨간배추를 매입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전남 해남군 빨간배추 농가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빨간배추 2만5000개를 일괄 구매해 킴스클럽에서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빨간배추는 안토시아닌 성분 함유 등의 이유로 중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매입한 빨간배추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킴스클럽 35개 매장에서 4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정자성 이랜드리테일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를 위해 기획한 행사"라며 "해남군의 빨간배추에 이어 청도군 한재미나리까지 어려울수록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농가의 고품질 농산물을 고객들에게 발 빠르게 제공함으로써 지역 농가 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업계도 이같은 대형마트의 상생 행보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코로나19로 부진한 매출을 회복할 기회에 더해 이미지 메이킹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마트의 '못난이 감자' 상생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대형마트가 윈윈(win-win) 전략을 내놓았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이 줄고 대신 집에서 요리를 해먹기 위해 식재료와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먹거리 할인 행사가 모객에 일부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인 만큼 다양한 주제로 할인 기획전을 여는 것도 나름의 마트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매출 회복뿐 아니라 상생이라는 좋은 취지의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마트에 대한 이미지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주도하에 폐품 감자(못난이 감자)를 사들여 판매하는 상생 전략을 펼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못난이 감자로 시름에 빠진 농가의 사연을 듣고 이를 전량(30t) 사들여 이마트에서 판매했다. 전국 141개 점포에 지역 특산물 판매 코너를 조성해 소외 지역특산물을 판매했다.
못난이 감자는 판매 하루 반나절 만에 전국 매장에서 완판됐으며, 온·오프라인에서 호평을 받았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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