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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가 없다" 항공업계, 최대 화두는 '자금 지원·세금 조정'

  • 경제 | 2020-02-10 18:35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업계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정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업계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정 기자

1시간 30분 간 비공개로 회의…비용 절감 조치 등 논의 나눠

[더팩트|김포공항=한예주 기자] 국내 항공사 CEO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업계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특히, 중국 노선뿐 아니라 동남아 노선 등 전반적인 여객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퇴로가 없다"며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를 모았다.

1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항공업계의 호소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모두발언 이후 약 1시간 30분 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는 김현미 장관을 비롯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최정호 진에어 대표, 조성길 플라이강원 공동대표,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 조규영 에어서울 사장, 이병원 에어인천 부사장 등 업계 CEO가 참석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 노선만의 문제가 아니고, 홍콩과 마카오 등 주력 노선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퇴로가 없다. 어디를 갈까 둘러봐도 갈만한 데가 한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이 운휴에 돌입한 가운데 대체 노선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인접 국가로까지 여행 수요가 줄어들자 여객 수송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실제 신종 코로나는 발병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항공 수요가 32.5%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김현미 장관의 모두발언을 메모하고 있는 모습. /김세정 기자
사진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김현미 장관의 모두발언을 메모하고 있는 모습. /김세정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자금 지원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불매운동과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까지 항공기 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홍근 사장은 "지금은 비용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며 "작은 조치들을 통해 계속 비용절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여러 상황이 있기 때문에 항공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금과 세금문제 이야기 등에 대해 건의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조성길 플라이강원 공동대표 역시 "국토부에서 착륙료 인하라든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며 "방향을 잘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응대했다.

정부는 우선 공항 사용료 납부유예, 감면 등을 시작으로 세금감면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단계적으로 논의,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김현미 장관은 "지난 5일부로 중국노선 운항감축에 따른 항공사 부담완화를 위해 한·중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 회수유예 조치를 즉각 시행했고, 이후 대체노선 개설을 위한 사업계획 변경, 수요탄력적인 부정기편 운항 등 신속한 행정지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업계 파급영향 등 피해정도에 따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유예·감면 등 단계별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 제재 관련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에어는 1년 6개월 째 신규 항공기와 노선 등록을 제한받고 있다. 국토부는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前) 부사장의 임원 등기 등 항공법 위반을 이유로 진에어를 제재하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491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최정호 진에어 대표는 국토부 제재 해제를 요청했냐는 질문에는 "오늘 자리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자리이기 때문에 제재와 관련해서는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며 말을 잘랐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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