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르스 당시 손보사 손해율 개선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공포가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손해보험사(손보사)가 뜻밖의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발생과 병원 방문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는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반사이익을 누렸던 손보사가 신종 코로나로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첫 주말인 이달 1~2일 중에 삼성화재· 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빅5 손해보험사로 접수된 교통사고 건수는 총 2만23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설 연휴 직전 주말인 1월 18~19일 2만9771건과 비교해볼 때 24.8%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자 차량 사고 건수도 덩달아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통사고 건수가 집계된 이달 1일은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던 시기였다. 1일 0시 기준 중국 전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1791명, 사망자는 259명이었으며 국내에서는 첫 3차 감염이 확인됐다.
차량 사고가 감소하면서 병원 방문을 통한 진료비 청구도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작은 사고에도 이를 부풀려 과잉진료 받는 소비자들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신종 코로나에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무분별한 내원 및 입원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는 경우 보험사들 입장에선 손해율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손보사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의료비 급증에 따른 실손의료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다. 손해액 증가 속도가 급등했으나 요율 인상 폭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험 소비자들이 의료비 청구와 자동차 사고 보험 청구 건수를 줄일 경우 손해액 발생이 낮아지고 손해액 증가 속도가 하락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발했을 당시에도 3개월간 보험사의 손해율이 개선된 바 있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국내 첫 환자가 나오면서 시작돼 6월부터 3개월간 확산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5~8월 사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의 영업일당 위험손해율이 떨어졌다. 2015년 5월 3.9~4.9% 수준이었던 위험손해율은 6월 3.5~4.4%로 0.4%포인트가량 개선됐다.
당시 병원 내 감염 등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외출 자제하면서 장기보험 손해율이 떨어졌다. 특히 메르스가 종식되고 나서도 위생 경각심에 손을 잘 씻는 습관이 남아 겨울 독감 환자 수도 줄어드는 등 반사이익 효과가 길게 나타나기도 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 업황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의료비 급증에 따른 장기 위험손해율 상승"이라며 "근본적인 업황 개선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가 손보사에 단기 호재로는 작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공포로 인해 손해보험 발생손해액 증가속도가 하락해 연간 손해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메르스 때와 마찬가지로 병원 방문이나 외출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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