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열어 업계 애로사항 듣는다…항공업계, 정책적 지원 필요성 입 모아
[더팩트|한예주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항공사 CEO들과 만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업계의 영향과 애로사항을 듣고,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김 장관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10개 항공사의 CEO 등을 한국공항공사로 불러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항공업계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홍콩시위 장기화, 환율 및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항공사들은 일제히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국제선 노선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운항을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됐다.
화물 부문 역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번지자 항공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의 80% 이상을 운항 중단 또는 감편하기로 결정했다. 승객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려면 아예 중단하는 편이 빈 비행기를 띄우는 일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홍콩, 마카오 등 노선도 감편 대상에 포함되며 중화권 운항 감축 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가 전염성이 높은 만큼 동남아, 유럽 등의 해외여행 수요 자체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노선 운항이 중단되고 수요도 꺾이면서 여객 수는 전년보다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LCC 항공사를 운영 중인 한 대표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지금처럼 연속된 악재가 겹쳐 퇴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홍콩 사태 영향이 회복되기도 전에 중국에서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항공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모든 항공사가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분기와 3분기가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출 필요가 있다"며 "올해 상반기 국제여객, 화물 수요 및 항공사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지난 1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79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1월 중순부터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노선 수요가 전년 대비 3.0% 급감한 점이 부진한 여객실적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이외의 노선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며 일본, 유럽, 미주 등 대부분의 노선이 전월 대비 수요가 둔화됐다.
국제선 화물 수송량도 줄었다. 1월 전국공항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3만1000t으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확대됐다. 특히 중국향 물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단거리 노선 화물 수송량이 전년 대비 6.1%나 줄었다.
2월 수송량 데이터는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감염병이 1월 중순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월 수송량 데이터는 더 악화될 것"이라며 "사스나 메르스 사례를 보면 감염병 확산 1~2개월 지난 시점에 여객수송량이 저점을 기록하고 4~5개월 이후에는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이에 항공업계는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항공유 관세의 한시적 면제,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항공기 투자 세액 공제, 항공기 도입 시 정부 보증지원 등 재정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해줄 것이란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5년 메르스 사태, 2017년 사드 여파 때도 항공업계를 지원해준 사례가 있다"며 "항공사 자체적으로 극복 불가능한 외부 요인 탓이기 때문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항시설사용료 한시적 감면이 항공사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꼽힌다"며 "사드 사태 때처럼 중국 운수권 의무사용 기간 완화 또는 면제 조치도 논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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