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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바른 길 걷겠습니다" 삼성·KT·한화 등 재계, 준법경영 전면
KT는 지난 16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KT는 지난 16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재계, 달라질 기업 문화 키워드 '준법·정도·책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준법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유명무실한 '보여주기식' 감시 기구가 아닌 한 단계 더 체계화된 준법 시스템을 도입,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신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약속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KT는 전날(16일) 구현모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기업부문의 박윤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구현모 CEO는 자신의 직급도 회장이 아닌 사장으로 낮춰 '구현모·박윤영 복수 사장 협업 체제'를 완성했다.

이로써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KT에서는 '회장'이 사라지게 됐다. 이는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이라는 KT의 모토와 방향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KT는 CEO 직급이 낮아짐에 따라 기존 급여 등 처우도 낮췄다. 결국, 기득권을 대폭 줄여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눈높이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이번 KT 인사에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준법 시스템'의 재점검이다. 그동안 비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이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최고준법감시책임자(COO)를 이사회 동의를 얻어 선임하기로 했다. COO는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서 적법성과 제반 규정 준수를 선도해 KT 준법경영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KT는 "준법경영 강화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관련 인력과 조직을 보강했다"며 "새로운 CEO를 맞아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를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KT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권 로비 등 그동안 발목을 잡아 왔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재 황창규 회장뿐만 아니라 전임 회장이 모두 수사기관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등 법 리스크에 따른 부담감을 해소하는 것이 KT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돼 왔다. 구현모 사장도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 공식 출범을 예고하고, 준법 실천 서약식'을 진행하는 등 준법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이 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 공식 출범을 예고하고, 준법 실천 서약식'을 진행하는 등 준법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이 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KT 외 다른 기업들도 준법경영 강화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기업 수장들은 지속성장이 가능한 회사가 되려면 고객들의 신뢰를 받는 '좋은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겪으면서 법 리스크를 둘러싼 국민의 우려 섞인 시선이 특정 한 기업이 아닌 재계 전반으로 향하고 있는데 따른 조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단연 삼성이 꼽힌다. 사실 재계 안팎에서는 경제계 신년 화두로 '준법경영'이 떠오른 배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새해 들어 독립적인 외부 감시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 출범을 대내외적으로 알렸다. 연초 "잘못된 관행과 사고를 과감히 폐기하자"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당부가 '준법경영을 하겠다'는 두루뭉술한 구호가 아닌 자율성·독립성을 보장하는 외부 기구 설치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회사 핵심 경영진이 모인 가운데 '준법 실천 서약식'도 진행했다. 특히 이를 외부로 알리며 사내 준법문화 구축을 위해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약식은 사장단을 포함한 모든 임원이 준법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와 각오를 밝힘으로써 '법과 원칙 준수'가 조직 문화로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아직 시작 단계인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가 향후 원활하게 운영된다면 '준법경영 강화' 분위기가 또 한 번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은 전부 내부적으로 컴플라이언스 관련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에서 신뢰 확보 차원의 더 좋은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도경영은 한화인 모두의 확고한 신조로 뿌리내려야 한다"라며 준볍경영 실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 역시 준법경영 움직임이 활발한 대표적 기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준법경영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은 "그동안 수년에 걸쳐 정도경영의 전사적 실천을 강조해왔다. 정도경영은 이제 저의 신념을 넘어 한화인 모두의 확고한 신조로 뿌리내려야 한다"며 "한화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모든 업무는 영속적인 미래로 나아가게 할 든든한 두 바퀴인 '안전'과 '컴플라이언스'의 완벽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의 준법경영 의지를 가장 잘 드러낸 사례는 지난 2018년 김 회장이 출범을 알린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다. 올해로 출범 2년째를 맞는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그룹 전체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며, 준법경영을 위한 업무를 자문·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에는 임직원 준법경영 의식 제고와 준법경영 자율준수 가이드라인 확립을 업무 목표로 제시, 전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내용을 유형화하고 실제 사례를 소개하는 등 준법·윤리교육을 시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준법경영', '정도경영', '책임경영' 등을 최우선 실천 과제로 제시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재벌 기업을 향한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라며 "각 기업이 새롭게 시도하는 다양한 실험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외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 스스로 변화하는 움직임이 점차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은 건전한 기업문화 및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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