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통해 먼저 알려져…日검찰 "자세한 상황 확인 중"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일본 사법당국의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져 있던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회장의 '탈출극'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당국은 곤 전 회장의 출국 소식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통해 처음 접한 뒤 탈출 경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곤 전 회장의 일본 탈출 계획은 몇 주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됐으며 지난 주말에 계획이 실행됐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일본 경찰의 감시망을 피한 뒤 자택에서 나와 제트기로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고, 30일 아침 레바논에 도착해 탈출 계획을 담당했던 아내 캐롤과 만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르몽드와 영국 가디언도 같은날 곤 전 회장의 영화 같은 탈출기를 보도했다. 르몽드는 곤 전 회장의 아내 캐롤이 터키 정부와 관계를 갖고 있는 이부형제와 함께 남편의 탈출계획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곤 전 회장이 악기 상자 속에 몸을 숨겨 일본을 탈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명했다. 가디언은 레바논 뉴스채널 MTV 보도를 인용해 곤 전 회장이 지난 주말 자신의 도쿄 자택에서 지난 주말 파티가 열렸을 때 연주자들이 가지고 왔던 악기 상자에 숨어 경찰 감시망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악기 상자에 몸을 숨긴 곤 회장은 일본의 한 지역 공항에 도달한 뒤 프라이빗 제트키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고, 이후 다시 봄바르디어 챌린저 프라이빗 제트기로 갈아탄 후 30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공항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 당국은 곤 전 회장의 출국 소식을 외신을 통해 처음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 온라인판은 이날 한 검찰 간부가 "자세한 상황을 확인 중이다"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도쿄 지방 법원의 한 관계자도 요미우리신문 온라인판에 "곤 전 회장의 출국 여부를 포함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1954년생인 곤 전 회장은 1978년 미쉐린타이어에 입사한 후 1996년 르노 연구개발 부사장, 2001년 닛산자동차 사장, 2008년 닛산자동차 회장, 2009년 르노 회장, 2016년 미쓰비시 모터스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세계 자동차계의 거물로 불린 인물이다.
그러나 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일본에서 보수 축소 신고와 회사자금 유용 등 혐의로 체포된 후 보석과 재체포를 거듭한 후 2019년 4월 다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일본 도쿄 내 가택에 연금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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