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브랜드·PB상품 출시 '봇물'…온라인 고객 이탈 막겠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국내 백화점들이 단독 매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브랜드와 상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나 자체 PB(Private Brand) 상품 등 차별화된 상품으로 온라인 쇼핑몰로의 고객 이탈을 최대한 막고 '충성고객'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신규 브랜드 수입 사업으로 70년 전통의 아이비리그 프레피룩 대명사 '간트'의 판권을 획득했다. 30·40대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인 '간트'는 이 회사가 처음으로 진행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수입 브랜드다.
갤러리아는 '간트'의 남성 라인을 들여와 내년 2월 개장하는 광교점을 시작으로 3월에는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에 열 예정이다. 내년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최대 7개 매장을 오픈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3년간 공들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 판권 획득에 이어 70년 전통의 아이비리그 프레피룩 대명사 '간트' 판권을 획득, 글로벌 브랜드 판권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며 "갤러리아 패션 부문의 경쟁력과 매출 볼륨이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는 프랑스 의류 브랜드 '알라이아'의 단독 매장을 열기도 했다. 전설적인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가 1982년 시작한 알라이아는 여성스럽고 독창적인 스타일로 미셸 오바마, 브리지트 마크롱 등 영부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10 꼬르소 꼬모 서울'이 2008년부터 알라이아 독점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단독 매장 개장 전까진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에서만 판매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우영미(WOOYOUNGMI)'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백화점 최초로 단독 매장을 선보인 '우영미'는 오픈 첫날에만 1000만 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한정판으로 선보인 코트는 오픈 3시간 만에 완판되며 남성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노비스, 무스너클, 파라점퍼스 등 해외 명품 패딩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번 협업은 국내 인기 명품 패딩을 기존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추진됐다.
PB를 통해 패션 사업에 직접 뛰어든 백화점들도 눈에 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유통채널의 장점을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는 지난 2016년 캐시미어 니트 전문 브랜드로 론칭됐지만, 지난 8월 여성 오피스룩 'S'와 통합된 후 리뉴얼 론칭 2주 만에 백화점 여성복 부문 매출 2위에 올랐다. 캐시미어, 정장, 모피 등 300여 종의 고급 상품으로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을 노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또한 지난해 9월 첫 의류 PB 브랜드인 '슬로우 이너프'를 론칭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같은 해 10월에는 의류 PB 브랜드인 '1온스'를 론칭해 캐시미어 머플러 한 개 아이템을 선보였는데 월 평균 5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들이 경쟁하며 단독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유를 온라인 쇼핑의 강세로 백화점의 구매채널로서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무점포소매(온라인) 판매액은 70조3228억 원으로, 대형마트(33조4537억 원), 백화점(29조9855억 원), 아울렛 등 기타 대형종합소매점(63조1225억 원)의 판매액을 모두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류를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진 데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패션 상품 판매액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백화점은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각 업체들은 차별화 포인트를 내놓아 온라인으로의 고객 이탈을 막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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