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서민대출 상품을 직접 광고하거나 대출 권유하지 않아"
[더팩트│황원영 기자] 소비자 김 모씨는 최근 NH행복기금이라는 금융기관에서 대출 광고 문자를 받았다. 서민금융정책이 개편돼 낮은 금리로 1억 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접수기간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데다 접수자가 많다는 내용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NH행복기금이라는 업체는 처음 들어봤지만 NH농협에서 운영하겠거니 생각했다. 대출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해당 문자가 불법 대출 광고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 공공기관과 은행 등을 사칭한 불법 업체의 대출광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 피해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공공기관, 은행 등을 사칭한 불법대출 문자메시지 소비자 피해 주의 경보를 내렸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불법 대출 업체들은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이나 KB국민은행 등 은행 상호를 사칭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대량 전송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금융광고 제보 민원 160건 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제보건이 32건으로 20%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와 유사한 불법금융광고 제보 접수민원이 단 1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증가했다.
불법 업체들은 주로 공공기관을 사칭해 광고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흉내낸 '서민금융원', '국민자산관리공사' 등으로 홍보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한국재무관리, 국민자금센터 등 마치 합법적인 공공기관처럼 보이는 상호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집무중인 대통령의 사진이나 정부 기관 로고를 게시하여 정부의 합법적인 대출처인 것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불법대출을 공공기관이 내주는 서민정책 대출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최근 정부지원자금 대출조건이 대폭 완화돼 대출자를 추가 모집 중이며, 대출방식을 모바일 대출로 간소화했다는 식이다. 특히 '대출 승인율 90%이상', '정책자금 예산한도 소진 임박', '최근 모바일 대출신청자 급증' 등의 문구로 소비자 대출 심리를 압박했다.
실제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민대출관련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대출방식도 금융기관에 직접 방문해 알맞은 대출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즉, 대출자는 서민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직접 방문해 계약해야 한다.
제도권 은행을 사칭하는 광고도 있다. 불법 업체들은 문자 발신인을 '국민은행', 'KB국민지원센터' 등으로 함으로써 마치 제도권 KB국민은행이 전송한 것처럼 보이도록 현혹했다. 또한 NH농협은행, 신한은행, MG새마을금고 등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유사한 상호로 휴대폰 문자메세지를 전송했다.
이들은 '대출상품은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지원하는 서민대출상품으로 씨티금융에서만 판매하는 상품',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 대상자로 선정' 등 마치 특정 은행의 독점 판매상품이거나 서민대출 적격자로 특별히 선정된 것처럼 현혹했다.
또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대출가능', '마이너스 통장도 가능', '새로운 프로모션과 심사규제 완화로 수월한 대출', '대출금리 인하로 충분한 혜택', '정책자금 소진시까지 진행하는 한시적인 상품' 등의 문구로 소비자 대출 심리를 자극했다.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국민행복기금(서민대출 지원자금)관련 제반 업무를 서민금융진흥원에 위탁하고 있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직접 신용보증한다거나 신용보증대상자를 선정하는 업무는 하지 않는다. 다만, 서민금융진흥원은 금융기관 서민대출에 대해 국민행복기금으로 보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은 페이스북 등에 서민대출 상품을 직접 광고하거나 대출 권유하고 있지 않으니 유의해 달라"며 "제도권 은행 명칭과 흡사한 상호를 발신인으로 한 '정책자금 지원 서민대출', '서민대출 규제 대폭완화'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는 불법 업체의 대출광고인 만큼 특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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