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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50대 CEO·30대 임원' 구광모, 젊은 인재에 LG '미래' 걸었다

  • 경제 | 2019-11-29 05:00
취임 2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8일 임원 인사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수장을 50대로 교체하고, 30대 임원을 파격적으로 발탁하는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세대교체에 나섰다. /더팩트 DB
취임 2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8일 임원 인사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수장을 50대로 교체하고, 30대 임원을 파격적으로 발탁하는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세대교체에 나섰다. /더팩트 DB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두 번째 임원 인사 단행…키워드는 '미래 준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두 번째로 시행한 정기 임원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 환경 탓에 승진자 수는 지난해 대비 줄었지만,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젊은 인재를 대거 일선 전면 배치하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핵심 계열사 LG전자의 변화 폭이 컸다. 43년 동안 재직하며 '가전 신화'를 이끈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후임은 권봉석 사장이다. 이는 50대 젊은 임원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히는 '쇄신 인사'로 풀이된다. 권봉석 사장이 전면 배치되면서 LG전자를 넘어 LG 전 계열사로 '뉴 LG'를 위한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주력 계열사 수장된 50대 권봉석 LG전자 사장

LG그룹은 28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확정한 2020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인사 결과로는 조성진 부회장의 은퇴와 그 자리를 56세인 권봉석 사장이 물려받은 것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한 뒤 1976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43년 동안 일하면서 CEO 자리까지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조성진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스스로 은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조성진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전환을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젊은 사업가'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고, 새로운 CEO가 LG전자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봉석 사장이 CEO를 맡으면서 LG전자는 한층 젊어지게 됐다. 특히 50대 젊은 CEO가 LG 주력 계열사의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향후 세대교체 바람이 전 계열사로 확대, 경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 CEO급 인사는 대부분 60대로 구성돼 있다. 권봉석 사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HE사업본부장은 박형세 TV사업운영센터장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은 이연모 단말사업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권영수 ㈜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유임됐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 한상범 부회장이 지난 9월 실적 악화를 이유로 물러나면서 58세인 정호영 사장으로 교체된 상태다.

LG그룹 관계자는 "LG는 지난해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5명을 추가로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며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에 대한 관성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변화를 꿰뚫어 보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 및 고객 접점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은퇴를 결정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왼쪽)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사령탑에 오른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LG전자 제공
은퇴를 결정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왼쪽)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사령탑에 오른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LG전자 제공

◆ 미래 준비 위해서라면…34세 임원 발탁 파격

CEO급 인사만 젊어진 건 아니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를 사업 리더로 기용하는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을 시도했다. 단순 경력보단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인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을 돌파하는 동시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 젊은 인재를 과감히 전진 배치하는 결정은 고객 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로 해석된다.

LG그룹은 이번 정기 인사에서 106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이 중에서 45세 이하 임원은 21명이다. 34세 심미진 상무를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으로 발탁한 것이 가장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오휘마케팅부문장 임이란 상무는 38세,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은 39세로 LG 임원이 됐다.

LG그룹은 '젊은 임원' 발탁에 대해 "사업 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루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28일 단행한 2020년도 정기 인사에서 3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최연희 전무, 임이란 상무, 심미진 상무(왼쪽부터)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28일 단행한 2020년도 정기 인사에서 3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최연희 전무, 임이란 상무, 심미진 상무(왼쪽부터) /LG생활건강 제공

이날 LG그룹은 연말 인사와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인재를 지속 영입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역시 미래 준비를 위해 순혈주의를 타파하며 변화를 꾀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적 인사 스타일이다. 성과주의 기조 또한 뚜렷하게 드러났다. 사업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직원 위주로 승진이 이뤄졌다. 전체 승진자는 165명으로 사장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 58명 등이다. 다만 경제 상황과 경영 여건을 고려해 임원 규모(185명)가 다소 줄었다.

재계에서는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하는 등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이번 인사를 놓고 예견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그간 구광모 회장이 미래 준비를 강조하며 도전과 성장을 주문해왔다는 점에서 '젊은 LG로의 변화' 작업이 이번 인사를 통해 분명히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LG로 거듭나겠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LG인화원을 찾아 교육을 받고 있는 미래 사업가 100여 명을 직접 만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당시 구광모 회장은 미래 사업가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꿈을 크게 갖고 힘차게 도전하고, 더 큰 미래를 위한 성장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여러분이 성장을 위해, 그리고 우리 고객을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이 LG의 미래라는 걸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임원 인사를 마친 구광모 회장은 미래 준비를 위한 작업에 더욱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LG는 더 나은 고객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전담 조직을 구성하기로 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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