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에 인기 높아…호텔 내 레스토랑 외주화 움직임
[더팩트|한예주 기자] 미식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특급호텔들이 스타 셰프들을 초청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일부 호텔은 호텔 내 레스토랑을 아예 외부 스타 셰프에 내주는 파격적인 시도를 행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트렌디한 음식을 앞세워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호텔들의 식음료(F&B) 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제주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다음 달 5~11일 '댜오위타이 부티크 호텔 청두'의 왕 훠이 총주방장과 마오 이 셰프를 초청해 쓰촨요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왕 훠이와 마오 이 셰프는 톡 쏘는 매운맛이 일품인 '마라'뿐 아니라 다양한 향신료를 결합해 풍부한 맛을 내는 쓰촨요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요식업계를 강타한 '마라 열풍'도 쓰촨요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더 파크뷰'에서는 강렬하면서도 깊은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번 초청행사는 청두에서 온 두 명의 특급 요리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쓰촨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스타 셰프를 일정 기간 초청하는 걸로 모자라 호텔들은 호텔 내 레스토랑을 외부 셰프에 넘기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더 플라자는 지난 7월 F&B 객장 일부를 유명 셰프에게 임대하는 내용의 레스토랑 MD 개편을 추진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식당 '도원'과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를 제외한 호텔 내 모든 레스토랑(무라사키·투스카니 등)을 임대 매장으로 돌린 것이 개편의 핵심이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 1스타를 획득한 신창호 셰프의 모던 한식 레스토랑 주옥이 더 플라자로 옮겨왔고, 1스타 스와니예 오너 셰프인 이준 셰프도 이곳에 유러피안 파인다이닝 디어 와일드를 오픈했다. 이영라 셰프의 샴페인바 르 캬바레 시떼와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1의 준우승자인 박준우 셰프의 디저트 카페&와인바인 더 라운지도 이때 문을 열었다.
당시 호텔의 얼굴 격인 로비 라운지를 비롯한 4곳 매장을 동시에 외부 임대 준 것과 관련 더 플라자는 우려의 시선을 받아냈지만 현재는 그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식음료 매장에서 매출 증가가 나타났고, 2030 고객층의 예약이 늘어나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 '핫플'로 떠올랐기 때문.
반얀트리 호텔도 스타 셰프 덕을 보고 있다. 반얀트리 호텔은 지난 7월 시그니처 레스토랑 자리를 미쉐린 2스타 강민구 셰프에 내줬다. 강 셰프와 함께 만든 '페스타 바이 민구'는 더 플라자처럼 임대 매장 형태는 아니지만, 레스토랑 운영의 상당 부분을 강 셰프에게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반얀트리 시그니처 레스토랑의 방문객 수는 석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레스토랑은 외주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라면서 "다만, F&B 매장 개선만큼 단시간에 효과를 보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 같은 시도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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