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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샀는데 그물이 왔어요" 직구족 쏠리는 '블프' 소비자 피해 주의보

  • 경제 | 2019-11-27 17:16
해외직구 시장이 해마다 성장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해외직구 시장이 해마다 성장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직구 시장, 2년 만에 1.7배 성장…분실·배송 지연 등 소비자 불만도 늘어

[더팩트|이민주 기자] 최근 방송인 이상민이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해외 사이트에서 가방을 구매한 사연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상민은 "직구를 통해 여행 가방을 주문했으나 3단 망이 왔다"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으나 곧이어 "반품도 안 된다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이하 직구)' 시장이 해마다 커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후해 직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는 관련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7일 관세청 '직구 수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직구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직구 시장 규모는 건수 1739건, 금액 16억3454만 달러에서 지난해 각각 3225건, 27억 5494만 달러로 늘어났다.

올해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2019년 상반기 직구 규모는 2123만 건, 15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건수 기준 42%, 금액 기준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252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바 있어, 직구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올해 직구 규모가 3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직구 규모 20억 달러를 달성한 지 2년 만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한다'는 좋은 취지와 달리, 직구와 관련한 불만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한 소비자 주의와 해외 제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금액 기준 1.7배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사례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났다. /더팩트 DB
지난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금액 기준 1.7배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사례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났다. /더팩트 DB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 사례'를 공개했다. 2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직구 소비자 불만 건수는 지난 2017년 1만5472건에서 2018년 2만1694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건수만도 1만108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만큼 늘어났다.

주요 불만 사례는 △제품 분실 △배송 지연 △국내 A/S 불가능 등이다. 해외 브랜드 사이트로 위장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한 뒤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 A씨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해외 구매대행 쇼핑몰에서 TV를 구매하고 대금 280만 원을 지불했으나 물량 부족으로 배송 지연을 겪었다. A씨는 이후 상품을 일찍 받기 위해 추가금 20만 원을 지불하고 다른 모델로 변경했으나 이후에도 상품을 받을 수 없었다. 판매자에 결국 환급 요청을 했으나 사업자는 기다리라고만 하고 환급을 거부했다.

소비자원 측은 "최근 해외직구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소비자 불만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할인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연말까지 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사기 의심 사이트 거래에 주의하고 국내 오픈 마켓에 입점한 해외 구매대행 사업자와의 거래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구하는 것이 저렴한 상품도 있지만 관세, 배송기간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직구의 경우 물건이 잘못 배송되더라도 환불을 해주지 않거나 교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는 만큼 현명한 소비를 위해 소비자가 가격, A/S, 서비스 등을 잘 따져 직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향후 직구 구매자는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직구로 인한 피해는 국내 법망의 바깥에 있어 제재가 어려울 수 있다. 소비자가 스스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사기 사이트 등 해외 판매 제품을 모니터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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