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IT 강국 인도서 스타트업 경진대회 개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이 인도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높인다. 스타트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롯데그룹 전 사업 분야에 걸친 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인도 인도공과대학(IITM)에서 '제1회 롯데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행사에는 인도 스타트업 32개사가 참여했으며, 이 중 20개사는 전시부스를 통해 기업 홍보를 진행했다. 롯데는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통해 경진대회 진출 10개사를 선발했다.
최종 경진대회는 21일 IITM 콘퍼런스홀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형태 첸나이 주첸나이총영사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 등 롯데그룹 관계자, 라메쉬 산탄남 IITM 리서치파크 최고혁신책임자 및 교수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종 진출한 10개 회사는 각사가 보유한 우수한 기술 및 서비스를 소개했다. 롯데 임원진 및 IITM 교수진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시장성, 롯데와의 시너지, 팀 역량, 사업 차별성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3개사를 선정했다.
1위는 탄소섬유 합성소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만드는 '파브헤즈’가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선발됐다. 2위는 초음파 및 드론을 이용해 건물, 공장 등의 실물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한 '디텍트 테크놀로지'가 선정됐다. 3위에는 터빈발전기를 적용, 고효율 하이브리드 전기차 동력시스템을 운영하는 '에어로스트로비로스 에너지'가 뽑혔다.
롯데는 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이 회사들에 총 350만 루피(약 57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또 이들 회사와 향후 투자 및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롯데가 인도에서 이러한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건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으로 '열린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롯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롯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그룹 차원의 신기술 도입과 스타트업과의 '열린 혁신'에 주력해왔다.
롯데액셀러레이터 자체가 이러한 '열린 혁신'을 가속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8월 직접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에 미국의 ‘와이콤비네이터’와 같은 창업보육기업을 구상해달라고 주문했고, 2016년 2월 스타트업 투자 및 보육법인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설립됐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을 사재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액셀러레이터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초기 벤처기업을 선발해 종합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엘캠프’다. '엘캠프'에 선발된 기업은 약 6개월간 창업지원금 2000만~5000만 원을 비롯해 사무공간, 전문가 자문 등을 제공받는다. 이외에도 롯데액셀러레이터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도 내 경진대회 개최 사례를 보듯 롯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는 IITM 리서치파크에 '롯데연구개발(R&D)센터'를 열었다. 롯데연구개발센터는 롯데의 첫 해외 R&D센터로, 롯데정보통신이 운영한다. 인도의 스타트업 및 IT 전문 인력들과 협력해 롯데의 전 사업 영역에 걸친 디지털 혁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스타트업 강국인 이스라엘 내 활동도 활발하다. 혁신 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국가적 차원에서 스타트업과 하이테크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적은 인구와 군사적 긴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중국에 이어 미국 나스닥시장에 스타트업을 가장 많이 상장한 국가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이스라엘을 방문,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을 만나 이스라엘의 첨단기술 기반 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한·이스라엘 FTA가 체결되면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상호 교류 및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롯데의 '열린 혁신'이 돋보이는 또 다른 지역은 베트남이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 2016년부터 베트남에서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현지 스타트업들과 지속적으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현지 2개 펀드에 120만 달러(약 14억 원) 규모로 참여해 우수한 스타트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진성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는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이스라엘 등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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